[기자수첩]불법 보조금 제재 뒤집어 보기

 정통부 통신위가 단말기 불법보조금을 지급한 3개 통신사업자에 9일 ‘철퇴’를 내렸다.

 LG텔레콤과 KT재판매에 각각 기준금액인 27억원과 11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고, 30%의 가중처벌을 받은 SK텔레콤은 무려 231억원의 과징금을 맞았다. 지금까지 최대액이던 217억원의 기록을 깬 역대 최대액이다.

 과징금은 어떻게 계산될까. 통신위는 과징금을 정하는 원칙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지만, 업계에 따르면 기준액 책정을 위해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되는 대략적인 공식은 다음과 같다. 과징금의 1차적 기준은 3년간 평균 매출액의 0.021%로 시작된다. SK텔레콤과 같은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두 배인 0.042%가 적용된다. 여기에 과거 위반 횟수를 감안해 기준액을 정하는 것이 통신위의 공식이다.

 SK텔레콤의 경우를 계산해 보면 연 평균 매출을 10조원으로 봤을 때 0.042%를 적용하면 42억원 가량이 되고 법 제정 이후 위반 횟수인 5건을 감안해 나온 액수가 177억여원. 이에 “통신위의 안건상정 이후에도 안정화 노력을 보이지 않았고, 신세기통신과 합병인가 조건 중 보조금 지급 금지조항이 있다는 점 때문에 30% 가량의 가중을 고려한 금액”이 최종 231억원이다.

 이 같은 공식으로 SK텔레콤만 해도 지난 2년간 510억여원의 현금을 고스란히 과징금으로 냈다. 3개 사업자를 합치면 거의 1000억원에 가까운 돈이 과징금으로 들어간 셈이다. 하지만 수백억원의 과징금만으로는 부족한지 이동통신사업자들은 거의 매달 통신위로부터 조사를 받고 과징금을 물고 있다. 통신위가 마음만 먹는다면 매달 과징금을 매길 수 있는 상황이다.

 정통부는 통신위의 불법 보조금 지급 제재를 통해 이통시장의 과열경쟁을 막고, 단말기 과다 교체에 따르는 외화유출을 방지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보조금 불법 지급과 수십, 수백억원대의 과징금 부과는 매년, 매달 되풀이될 뿐이다. 한 이통사의 외국인 주주는 “도대체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무슨 잘못을 그렇게 많이 하길래 허구한 날 정부에 벌금을 내느냐”고 질문했다고 한다. 사업자와 정통부의 잘잘못은 제쳐놓고서라도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를 통한 시장안정화 정책이 ‘효과 없는 고비용 구조’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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