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최충엽 신지소프트 사장(5.끝)

(5·끝) 원천기술 전도사 자임

 

나는 늘 한발 앞서가는 미래지향적 기업가가 돼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친다. 누구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는 극심한 불안감과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신이 정말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내 기업가 정신을 발휘, 목숨 걸고 한다면 성공이란 두 글자는 반드시 뒤따른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일하던 95년, 업무차 유럽에 갔었던 적이 있다. 당시는 외국 기술이 우리 기술보다 더 우월하다는 인식이 강했던 시절이다. 그런데 막상 해외에 나가 외국 기술을 접해보니 그런 인식은 정말 편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오히려 우리나라가 앞서 있는 기술들이 많았던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에 팽배해 있던 ‘외국기술이 무조건 좋다’라는 외국기술 사대주의를 깨야한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앞설 수 있는 부분과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을 거듭했다. 나는 결국 ‘무선인터넷 콘텐츠 다운로드’라는 개념을 생각해 냈고, 이를 통해 신지소프트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한편, 결과적으로 우리나라가 ‘모바일 강국’으로 세계 속에 자리 매김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일조할 수 있었다.

나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우수한 국산 원천기술을 많은 이들에게 알려 우리의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우리 기술이 널리 사용되기를 원했다. 나는 GNEX를 비롯한 다양한 국산 원천기술을 알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그 노력의 하나로 2004년 6월, 국내 최대 IT전문인 전시회인 ‘SEK’에 국산원천기술관을 개관할 수 있었다. 당시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원천기술관을 직접 방문, 모바일 원천 기술들을 직접 시연한 것은 물론,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렇게 내가 원천기술을 알리고자 했던 노력은 그늘에 가려져 있던 우수한 국산기술들이 양지로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 IT산업의 발전은 국산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이루어졌을 때 진정한 의미의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각인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이어졌다.

이후 ‘원천기술’이란 용어는 2004년 중반부터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며 지금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리고 이 때부터 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원천기술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나는 원천기술 확보가 기술 선진국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길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이 그 동안 선진국을 추격하던 상황에서 원천기술 하나씩 확보해 나감에 따라 기술 선도형 선진국가로 탈바꿈 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원천기술력을 보유한 신지소프트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자 나는 또 다른 고민에 빠지게 됐다. 신지소프트가 보유한 VM 원천기술을 좀 더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Any Device, Any Platform”이란 슬로건 아래 MP3 플레이어, PMP, 셋톱박스, 텔레매틱스 등 다양한 임베디드 디바이스로의 진출을 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 MP3 플레이어와 PMP에 우리의 VM 기술이 탑재되는 결실을 거두었다.

성공이란 열매는 정형화 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혁신을 추구할 때만 얻을 수 있는 달콤한 산물이다. 신지소프트가 업계 1위라는 자리에 만족하고 안주하려 했다면 지금의 신지소프트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나 자신은 물론 신지소프트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창의력과 혁신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choicy@sinjisoft.com

사진; 최충엽 신지소프트 사장(왼쪽)이 지난해 12월 ‘소프트웨어 산업인의 날’에 김창곤 전 정통부 차관(오른쪽)으로부터 대통령표창을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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