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리그 출범 현황과 과제는

통합리그가 오랜 산고 끝에 이르면 이달 세째주부터 시작된다.

온게임넷과 MBC게임은 최근 단체전 통합에 전격 합의, e스포츠협회에 ‘통합리그 제안 공문’을 보내 “빠른 시일 안에 협회 내에서 통과돼 통합리그가 열리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합의안에 따르면 통합리그는 기존 ‘스카이 프로리그 2005’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고, 후원은 SK텔레텍이 계속 맡기로 했다. 통합리그는 11개 구단을 가칭 ‘블루 리그’와 ‘레드 리그’로 양분해 양 방송사에서 하나씩 맡아 운영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팀 배분 방법은 한쪽에 특정 팀이 몰리지 않도록 ‘스네이크 방식’의 분배를 검토 중이며, 1라운드 블루 리그에 6팀이 출전하면 2라운드 때는 레드 리그에 6팀이 출전하는 형태를 취하기로 했다. 또 1, 2차 라운드 결승전 외에 올스타전과 그랜드파이널 등 총 4차례의 이벤트 경기를 마련해 양사가 협의후 각 2회씩 맡아 진행키로 했다. 대회 총상금은 지난해와 비슷한 3억원 수준이다.

각 리그 대전방식은 5전 3선승제 풀리그 방식으로 양 방송사에서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같은 시간대에 각자 맡은 리그 경기를 생중계하게 된다.

통합리그 지연으로 본의 아니게 공백기를 가진 선수와 팀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프로게이머협의회 김은동 회장은 “e스포츠가 발전하고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친 결과물이다. 통합할 수 있다는 전체 숲을 본 것 만으로도 무척 기쁘다”고 밝혔고, 삼성전자칸 이창훈 선수는 “팀 이적후 뛸 수 있는 단체전 무대가 빨리 열리길 바랬다. 그동안 통합리그에 대한 연습도 꾸준히 해왔다.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 시청권 양분, 팀 분배 등 해결 과제 남아

양 방송사가 한발씩 양보해 찾은 합의안이지만 진행상의 문제점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먼저 양방송사가 각자 맡은 리그만을 중계하기로 해 기존 프로리그 팬들의 시청권을 절반으로 제한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프로리그 팬들은 어쩔 수 없이 양대 리그를 함께 시청해야 선수별 활동과 통합리그 성적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양 방송사는 “자사 소속 리그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등 진정한 경쟁 체제를 만들었다”고 설명하지만 프로리그 팬의 입장은 다르다. 기존 프로리그이든 새로 시작하는 통합리그이든 방송 시청에 있어 불편함이 생긴 것 만큼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5전 3선승제 풀리그 대전 방식을 채택할 예정인 가운데 기존 MBC게임 팀리그 방식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불만도 높다. MBC게임 팀리그가 가진 장점을 어떤 방식으로 수용해 살려나가느냐도 해결해야할 문제다.

또한 특정 유명팀들이 한쪽 리그에 몰릴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전대회 성적순에 따른 스네이크 방식으로 팀을 배분해 이를 방지한다고 하지만 매 라운드마다 인위적인 끼워넣기식이 아닌한 한쪽 리그에 몰릴 여지는 다분하다. 인위적인 배분 역시 뒷말이 나올 소지를 안고 있으며 어느 한쪽 리그는 상대적으로 팬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의도하지 않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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