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와이브로 등 지원 손쉬워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의 주력 운용체계(OS)가 리눅스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CE 계열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PMP에 윈도CE 채택이 늘어나는 것은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지목받는 내비게이션(맵 소프트웨어) 대부분이 윈도CE로 개발돼 있을뿐 아니라, 와이브로와 같은 차세대 인터넷환경을 지원하기 위해서도 윈도CE가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동안 윈도CE는 라이센스가 비싸고 인증 절차가 까다로운 반면 리눅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레인콤, 삼성전자, 크리에이티브 등 3개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Non-OS나 리눅스를 탑재해왔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리눅스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해 온 디지털큐브(대표 손국일)는 올 하반기 출시되는 제품들에 윈도CE를 탑재하기로 했다. 윈도CE가 내장되는 첫 제품은 9월 출시 예정인 ‘PMP 2000(가칭)’으로 위성DMB를 수신할 수 있으며, 위피·와이브로·HSDPA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PMP(가칭 ‘PMP 3000’, 12월 출시 예정)에도 윈도CE를 내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큐브는 지난 1월 마이크로소프트와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관련 업무제휴를 체결한데 이어, 8월경 ‘플레이포슈어(PlayforSure)’라는 마이크로소프트 고유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산업(대표 민경서)도 내달초쯤 윈도CE 4.2가 탑재된 PMP 신제품 ‘지니’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니’는 PMP와 PDA, 내비게이션이 결합된 휴대용 멀티미디어 디바이스로 음악 및 동영상파일 감상, 계산기, 게임, 일정관리는 물론, 무선랜이 장착돼 있어 어디서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2.8인치 액정을 장착했으며, 512MB와 5GB 메모리카드를 장착할 경우 50만원 중반과 60만원 중반대에서 가격이 책정될 전망이다.
블루닉스(대표 김의선)가 이 달 중순 선보이는 ‘티온(T.On)’도 윈도CE 커널을 이용해서 개발됐다. ‘티온(T.On)’은 ASF와 DivX파일을 동시에 지원할 뿐 아니라, 내비게이션, 무선랜, USB 호스트, 전자사전, FM송출기능 등이 총망라돼 있다. 이와관련,디지털큐브 유연식 이사는 “리눅스와 윈도CE의 장단점이 있다”면서도 “리눅스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어렵고 일부 웹 문서는 읽을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PMP에 인터넷 기능이 강화될수록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리눅스보다는 차라리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윈도CE를 채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들도 “PC에 이어, 휴대용 멀티미디어 디바이스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