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OW’를 보면 우리는 아직 이류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좋은 게임을 보면 감탄하고 ‘왜 이 생각을 못했을까’하고 반성도 하지만 ‘아크로드’ 등 최근 나온 국내 온라인게임에는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며 국산 온라인게임 이류론을 펼쳐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사장의 이같은 발언에는 외산 게임이라도 잘 만든 것에 대해서는 부끄럽더라도 겸허하게 인정해야 국산 게임도 발전할 수 있다는 원칙론과 함께 최근 출시되는 온라인게임이 하나같이 ‘리니지2’ 아류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넌즈시 비판한 셈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NHN 등 최근 대작 MMORPG를 출시한 경쟁업체들은 당연히 발끈하고 나섰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김 사장 발언을 놓고 평가가 엇갈렸다. “우리나라 게임 개발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지적”이라는 동조의 글이 잇따르는가 하면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의 발언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그러나 김 사장의 이류론 발언은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 게임업계에 철저한 자기반성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사실 국내 게임업계는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수사에 스스로 자만했던 측면도 없지 않다. 돈벌이에만 연연해 연구 개발보다는 인기 게임 베끼기에 급급한 것이 우리 업체들의 자화상이다. 체계적인 인재 양성은 뒷전이고, 여전히 다른 업체 핵심 인력 빼오기에만 혈안이다.
최근 매출이 급증한 국내 메이저 게임업체들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올해 매출목표 3500억원을 달성하면 세계 10대 게임개발사로 위상을 높일 전망이다. 그러나 아무리 덩치가 커져도 구태를 벗지 못한다면 김 사장 말대로 엔씨소프트는 세계시장에서 여전히 이류에 머물 것이다.
세계는 요즘 삼성전자, 도요타 등 초일류 기업 배우기 열풍이다. 철저한 자기반성으로 거듭난 엔씨소프트가 세계 게임업계의 벤치마킹 대상 1순위가 되는 날을 간절히 기대해 본다.
<장지영기자 장지영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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