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파워코리아]정보보호-보안 솔루션 토종 `OK`

‘정보보호산업은 방위 산업이다.’

지난해 여름 국회와 국방과학연구원, 원자력연구소 등 10여 개 주요기관의 전산망이 해킹당했다. 이들 기관들이 관리하는 안보 및 군사기밀 사항이 빠져나갔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 사건은 사이버상에서 정보보호의 중요성을 바로 보여준 실례라 할 수 있다.

 정보보호는 개인의 중요한 자료 보호는 물론 기업, 나아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첨예한 부분에 놓인 산업이다. 보안솔루션은 기업이나 기관의 네트워크 단에 설치돼 내·외부의 이상 트래픽을 감지하고 이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또 가상사설망(VPN)을 비롯한 암호화 솔루션은 주요 정보를 암호화해 데이터를 위변조하는 것을 막고 안전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국산 솔루션 육성이 절실하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보안 시장이 외산 기업들에게 넘어갈 경우 국가 중요 기밀을 외산 장비로 보호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외국 군인이 한국 영토를 지켜주는 것과 같은 형태라고 보안 업계는 입을 모은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세계 각 정부는 주요 정보를 다루는 공공기관에 납품할 수 있는 보안솔루션에 일정한 기준을 정하고 이를 통과한 제품만 사용토록 하는 등 중요 기밀 보장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공공기관에 보안솔루션을 납품하기 위해선 공통평가기준(CC)에 의한 평가를 받은 제품에 한해 보안성 검토를 거쳐야 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 보안 시장은 지난 1990년대 말부터 창업되기 시작한 정보보호 벤처기업들이 수많은 솔루션을 내놓으며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초창기 정보보호 시장을 형성했던 방화벽 제품의 경우 이스라엘 보안기업인 체크포인트가 장악하고 있던 시장을 시큐어소프트와 어울림정보기술 등이 개발한 방화벽으로 대체하는 성과를 거뒀다.

 윈스테크넷과 인젠 등으로 대표되는 침입탐지시스템(IDS) 개발 기업들도 초기 IDS 시장에서 외산을 제치고 시장을 장악했다.

안티바이러스솔루션 시장에서는 안철수연구소가 세계 최대 보안 기업인 시만텍이 맥을 못 추게 하는 등 국내 보안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차세대 솔루션인 침입방지시스템(IPS) 시장에서 외산 기업들이 월등한 성능과 기능으로 국산 제품에 파상공세를 펴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승철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부회장은 “다른 소프트웨어 분야보다 국산화율이 높은 정보보호분야에 최근 외산 제품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며 “국가의 주요 기밀을 보호하는 사명을 가진 정보보호 솔루션 시장을 외산에 내주지 않기 위해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와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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