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블리자드 공동창업자 프랭크 스피어스 부사장

블리자드 창업자 마크 모아헴과 함께 회사를 세운 공동 창립자이자 현재 ‘WOW’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프랭크 스피어스 부사장을 만났다. 그는 ‘블랙 쏜’,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2’, ‘워크래프트 3’ 등 블리자드의 대표적인 타이틀 개발에 직접 참여한 프로그래머로서 블리자드의 살아있는 역사다.

- 블리자드의 게임들은 대부분 큰 성공을 거뒀다. 그 이유에 대해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첫 번째로 게이머가 만드는 게임이기 때문에 그렇다. 여기는 게임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작품을 만든다. 그래서 자신들이 직접 플레이 할 때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두 번째 이유는 게임이 재미있기 때문에 유저들이 게임에 깊이 매료된다는 점이고, 마지막으로 기술보다 게임 플레이에 집중해서 개발하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가 처음 출시됐을 때 사람들은 왜 3D로 개발하지 않고 2D로 방향을 잡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그것은 우리가 기술에 집착하지 않고 뛰어난 게임 플레이에 전력투구하기 때문이다.

- ‘WOW’는 언제부터 구상했나.

▲ 1999년 초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바탕으로 MMORPG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 2004년 E3에서 (본인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성공을 ‘WOW’가 이룩하고 있는데 지금 느낌은 어떻고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

▲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기대가 컸지만 그 기대보다도 높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어 흥분된다. 하지만 유저들의 기대치와 나 자신의 기대치를 넘어서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피로가 많이 쌓여 있는 상태다. 그리고 앞으로는 하이 퀄리티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 나가고 싶다. 우선 서버의 안정화가 중요하고 조만간 예정된 중국 론칭도 잘 됐으면 좋겠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사람들이 ‘WOW’를 즐겼으면 한다.

- ‘WOW’의 라이벌 게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한국에서는 ‘리니지’가 인기 있고 북미에서는 ‘에버퀘스트’의 반응이 좋다. 일본에서는 ‘파이널 판타지 온라인’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안다. 각 지역마다 최고의 게임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들을 라이벌로 보지 않으며 우리의 목표는 많은 유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 등 블리자드의 대표적인 타이틀은 충분히 온라인 게임(MMORPG)으로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한 계획은 없는가.

▲ 그것은(온라인 게임으로 만드는 것) 충분히 검토할 만한 일이지만 지금은 ‘WOW’가 최우선이다.

- ‘스타크래프트: 고스트’는 2003년 출시 예정이었으나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 블리자드는 항상 재미있는 게임을 추구한다. 이미 알려져 있는 것처럼 게임이 재미있지 않으면 출시하지 않는다. 그것이 이유다.

- ‘스타크래프트 2’는 언제 발매되나, 개발은 하고 있는가.

▲ 블리자드는 차기작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개발하고 있는 몇 가지 타이틀이 있으나 이 자리에서 밝힐 수 없다. ‘스타크래프트’ 후속작은 충분히 개발할 여지가 있는 작품이며 특별히 한국을 위해서도 고려하고 있는 작품이다.

- 모 회사인 비벤디 유니버셜 게임즈와 불협화음이 불거지고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데 사실인지.

▲ 사실이 아니다. 그런 소문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우리는 비벤디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비벤디에 소속된 회사다. 게임을 개발하는 데 있어 비벤디는 아낌없는 지원을 해 준다. 우리도 비벤디를 파트너로 생각하고 항상 의논하며 협력하기 위해 노력한다.앞으로 ‘WOW’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부각되는 부분은 PVP 시스템, 명예 시스템과 이를 응용한 배틀그라운드다. 쉽게 말해 PVP 시스템은 호드와 얼라이언스 종족 간의 PK가 허용되는 시스템인데 현재 완전히 구현돼 있지 않다. 배틀그라운드는 PVP 시스템을 적용해 특별한 지역(인스던트 던전)을 만들어 다양한 퀘스트와 전쟁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장소다.

PVP 시스템은 간단한 전투부터 깃발뺏기, 상대 지역 차지하기 등 다양한 응용점을 찾아 나갈 계획이다. 이를 구체화 한 것이 배틀그라운드인데 이것은 플레이 방식에 따라 점차 세분화된다. 또 레벨 60의 한계를 탈피하기 위한 명예 시스템과 관련 아이템 시스템도 조만간 구현된다.

이 중에서 현재 90% 이상 개발이 완료된 곳이 바로 알터랙 계곡이다. 조만간 미국 테스트 서버에 업데이트될 예정이며 이번 방문에서 블리자드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콘텐츠 중 가장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알터랙 계곡은 남과 북으로 호드와 얼라이언스 진영의 구역으로 나뉜다.

각 진영에는 종족을 엄호하고 기지와 무덤을 지키는 NPC 들이 존재하며 경계선에는 지뢰도 깔려 있다. 단순히 말하면 이 배틀그라운드의 목적은 상대방의 거점들을 모두 점령하는 것이다. 하지만 온갖 퀘스트와 각종 이벤트가 다양하게 숨겨져 있으며 총 80명까지 벌일 수 있는 알터랙 계곡의 전쟁은 재미를 추구하는 블리자드의 모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