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1등인 것.’
요즘 인터넷 상에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글이 흥미롭게 소개되고, 회자되고 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청소년 흡연률’, ‘간암 사망률’ 등 공공연한 사실부터 ‘술소비량(40도이상)’, ‘사이버폭력빈도율’이라는 조금은 낯선 얘기도 나온다.
이 속에서 흥미로운 두 가지 분야가 내 시선을 빼앗았다. 첫 째는 ‘스타크래프트 상위랭킹 점유율’이고 둘째는 ‘휴대전화 보급 성장률’이었다.
한국 게임시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시기는 아마도 인터넷 상용화 시기와 맞아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그 전까지는 컴퓨터와 1대1 대전이나, 기껏해야 친구 한 명과 키보드를 반씩 나눠 할 수 있는 대전이 다였다. 때문에 게이머들은 한 때 푹 빠져 즐기다가도 금새 흥미를 잃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사용자와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인터넷’이 상용화되자 게임시장은 온라인이라는 급물살을 타고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세계 어디에도 유래가 없는 PC방 탄생에 가장 큰 배경이 됐고 10~20대라면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됐다. 대중 온라인 게임의 시초격인 ‘스타크래프트’의 흥행에서 출발한 이 역사적인 물결은 ‘리니지’, ‘포트리스’ 등을 거쳐 현재의 ‘카트라이더’라는 대양에 도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은 미약하지만 갈수록 물살이 거세지는 강물을 보게 된다. ‘휴대전화보급성장률 1위’가 보여주듯 우리나라 모바일 시장은 그 어떤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그 강폭을 키워가고 있다. 이미 모바일기기 분야는 카메라와 MP3 기능은 물론 무선통신인 블루투스 기능까지 구현돼 있고, 위피 플랫폼 탑재 의무화 등으로 세계 모바일 표준을 이끌 전략적 준비도 착실히 추진되고 있다.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기술 연구소를 한국에 세우겠다고 발표한 것처럼 한국 모바일시장의 현 수준과 성장 가능성은 과거 인터넷이 지녔던 그것보다 더 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은 한 이동통신사의 광고 내용이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넘어간다. 한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한 손에는 파란 눈의 외국인 손을 잡은 채 굽이굽이 길을 찾아 목적지에 이른다. 한국 전통 의복을 입고 반갑게 맞이하는 외국인들.’ 이 광고를 보고 무엇인가가 느껴졌다면 그것은 아마도 게세지는 모바일 강물이 아닐까 싶다. 한때 경제적으로는 외국의 원조를 받기도 했지만 모바일 분야만큼은 세계를 이끌고 있는, 광고카피 그대로 모바일 한국은 ‘내일이 가장 먼저 오는 나라’다.
한국의 게임이 온라인에 이어 타야할 두 번째 물결은 모바일이라는 계곡에서 출발한다. 현재 한국이 갖고 있는 모바일 기술 및 세계적인 시장 우위 속에 온라인 게임에서 보여준 국민적 저력이 더해진다면 이 물결이 한국에 그치지 않고 머지 않은 미래에 계곡을 벗어나 대양을 누비게 될 것이다.
광고 속 노래에서 그랬듯 아직도 갈 길은 열두 고개지만, 꼬부랑 할머니는 가장 먼저 올 내일을 위해 ‘랄랄라’하며 고개를 넘어가고 있다.
<이쓰리넷 성영숙 사장 one@e3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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