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하노버산업박람회’가 성황리에 치러지고 있다. 올해로 58회를 맞은 이 행사는 세계 최대 산업박람회라는 호칭에 걸맞게 그 규모 또한 대단하다. 주최 측은 참가업체 수가 70여개국 약 7000여개사, 참관자 수만도 100여개국 약 23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올해는 최대 자동화전시회인 ‘인터카마’와 동시에 개최돼 일반 기계는 물론 산업기기, 자동화 관련업체들의 참가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기계산업진흥회가 주관해 총 68개 업체가 출품, 카탈로그 전시, 참관단 자격으로 참가했다. 지난 94년 처음으로 참관단을 내보내기 시작한 이래 올해로 12년째다. 지난 해에는 220건, 3000만달러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흔히 하노버하면 ‘세빗’을 떠올린다. 매년 ‘정보통신 강국’ 한국의 위상을 만천하에 떨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세빗에 이어 두번째로 크다는 이번 산업박람회에서 국내 업체들의 모습은 초라하다. LS산전을 제외하곤 모두 중소업체니 사정은 더욱 심하다. 올해는 행사가 중복돼 한국관이 더욱 쓸쓸해 보인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참가업체의 사장은 “올해는 유독 심하다. 이틀 동안 부스를 찾은 바이어가 3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대 하노버와 불과 몇 시간 떨어져 있지 않은 베를린의 한 호텔. ‘2005 독일 테크노 캐러밴’이란 생소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하루 늦게 개최된 이 행사는 기계·부품·통신 분야의 한·독 교류와 협력이 목적으로 국내 중소기업 61개사가 참가했다. 이 중 17개사가 하노버 박람회 참가업체다.
당연히 하노버에 있어야 할 업체들이 베를린으로 간 이유는 무엇일까. 산업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재단은 대통령의 독일 공식 방문 일정에 맞춰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한다.
대통령 방문 목적이 경제 협력인만큼 이에 걸맞은 모범 사례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산자부 측은 밝혔다. 행사에 참가한 어느 중소기업 사장은 “2박3일간의 체류비 전액과 항공료 절반을 정부에서 지원받았다”면서 “하노버 박람회에는 마지막 날 하루만 참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비슷한 성격의 행사에 중복 참가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정부는 이번 2005 독일 테크노 캐러밴이 ‘일회성 전시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첨단 산업기술의 향연이라는 하노버 박람회에 대한 지원도 절실하다.
하노버(독일)=국제기획부·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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