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국산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동포는 한국 온라인 게임의 해외 전도사라 표현해도 좋을 듯하다. 거주 국가에서 사귄 친구들에게 자신이 즐기는 온라인 게임을 소개하면 그 친구는 어느새 한국 온라인 게임의 열광적이 팬이 된다. 프랑스에서 한국 온라인 게임 ‘거상’을 즐기는 남중훈 씨(33세). 8년 전 프랑스로 건너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는 그에게서 ‘애니메이션은 일본, 게임은 한국’이라는 등식이 유럽에 퍼지고 있다는 자못 가슴 떨린 소식까지 들을 수 있었다.
# 아내와 함께 거상의 재미에 푹
“아내와 저는 둘 다 게임을 매우 좋아합니다. 어느 정도 기반을 다진 후 시간이 약간 남자 자연스럽게 인터넷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찾게 됐죠.” 처음에는 인터넷으로 카드게임도 해보고, 체스도 즐겼지만 웬지 보드게임류는 자신이나 아내의 취향에 잘 맞지 않았다. “세계 어디서나 무료는 선호되죠.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찾기 위해 게임소개 사이트를 여러날에 걸쳐 검색하던 중 흥미로운 게임을 알게 됐어요. 그게 바로 ‘거상’이죠. 다운로드 받는 그날로 아내에게도 권유했습니다.”
그와 그의 아내는 현재 ‘거상’의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함께 하루 두시간 정도, 주말에는 3∼4시간 가량 즐긴다. 시차가 있어 장사 위주로 게임을 즐기는 그는 “인터넷 라인에 문제가 많아 게임 즐기기에는 불편한 점도 없지 않지만 무엇보다 장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그가 집을 비울 때 아내는 본격적인 전투에 앞서 상대 게이머를 견제하거나 현지 시세 파악으로 내조(?)를 한다.
“처음에는 내 캐릭터 뿐 아니라 용병을 다양하게 조합해 전투를 즐기는 재미가 눈에 들어왔어요. 좀 지나고 나니 또 다른 재미가 눈에 띄더군요. 도시와 도시를 오가며 하는 장사는 무도장에서 상대 용병과 벌이는 PVP 및 몬스터와 벌이는 전투 등과는 다른, 무엇인가 내면적인 것을 포함하고 있는 또 다른 혈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상을 하면서 알게 된 노하우가 상당한 듯 했다. 끊임없이 장사에 대한 재미와 노하우를 얘기했다.
“일단 자신과 같은 장사길을 다른 유저가 플레이할 경우, 자신은 다른 유저보다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익이 반감되거나 심한 경우 금전적인 손해를 보게 되죠. 그 유저가 보유한 적재량이나 자주 다니는 길 등 자잘하지만 중요한 정보를 미리 인지하지 않으면 곤란할 때가 많아요.” 그 역시 몇몇 보유량이 크고 위협적인 유저가 어떤 품목의 장사를 좋아하는지, 또는 몇시에 접속하면 그 유저를 피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정보를 숙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수 유저만 즐기는 게임이 아닌데다 전투가 아닌 장사에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게임의 재미는 점점 심화돼 가는 중이다.
# 애니메이션은 일본, 게임은 한국이란 등식
그가 처음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 시작한 것은 ‘뮤 온라인’의 인터내셔널 서버였다. 무료였고 일단 접속해보니 많은 남미 유저와 유럽유저들이 들어와 있었다. “한국인과 프랑스인, 중국인, 브라질인의 길드를 봤죠. 국기를 길드마크로 사용하는 국가 길드는 이렇게 네 개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인터내셔널 서버도 업데이트를 단행해 국내 ‘뮤’와 별 차이없이 바뀌었더군요. 국내에 진입할 수 있는 국내 아이피는 막혀있는 서버니 불필요한 시도는 무용합니다.”
파리는 집세가 너무 비싸 파리 근교에 거주한다는 그는 프랑스 온라인 게임 문화에 대해 나름대로 일관된 시각을 갖고 있다. “고속 인터넷을 사용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은 게임을 즐기기에 적합하지 않은 세대입니다.“
특히 프랑스에서 온라인 게임을 즐기며 인상깊게 느낀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높아진 한국 게임에 대한 위상이고, 또 하나는 프랑스에서 영어 실력을 늘렸다는 기쁨이다. “이곳 친구들이 자기들끼리 이야기할 때 애니메이션은 일본, 게임은 한국이라고 이견없이 단정적으로 말하며 토론을 시작하는 것을 자주 봅니다. 프랑스 친구 한명이 국산 온라인 게임 팬인데 ‘거상’을 보여주니까 안달을 하더군요. 영어판이나 불어판이 없냐고 절 닥달하면서 손꼽아 기다리겠답니다. 특히 공성전이 벌어지면 자리에서 절 밀어내고 이리저리 살펴보느라 난리가 납니다.”
또한 그는 한국 게임 개발자의 철저한 직업의식에 프랑스 게임 관계자들이 상당한 경외감을 보인다고 전했다. “프랑스인들은 한국 게임에 대해 매우 관대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요. 그중 3D 그래픽을 전공하는 사람 사이에는 한국 그래피스트들이 끝간데 모르고 미친듯 일을 해서 마침내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의식이 팽배해요. 그만큼 잘한다는 뜻이죠.”
# 유럽 전체를 겨냥한 게임 비즈니스 좋을 듯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일까. 게임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유럽 지역은 한국과 달리 국경이 인접한 국가가 많아서 인터넷 연결이 쉽습니다. 따라서 프랑스 게임시장만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라면 시작부터 약간 핀트가 빗나갔다는 말을 드리고 싶네요. 정확히는 유럽 게임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프랑스 한 나라의 인터넷 이용자, 그리고 그 가운데 게임을 즐기는 유저를 걸러내 잠재적인 게이머를 산출하면 국내에 비해 그 수가 적을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유럽의 전체에서 게임 마니아가 될 가능성을 가진 사람을 뽑아낸다면 상당한 수에 이르겠죠.”
실제로 프랑스에는 국내 PC방의 역할을 하는 사이버카페가 많다. 그리고 사이버카페를 장악하고 있는 게임은 바로 ‘카운터스트라이크’다. 이 ‘카스’ 유저는 대개 중학생 정도의 연령층이라고 한다.
“ ‘하프라이프’와 ‘레드오케스트라’ 등 ‘카스’ 이외의 게임을 즐기는 친구들은 논외로 친다해도 ‘카스’를 즐기는 중학생 연령 대의 유저는 4~5년 내에 다른 게임을 찾아나설 것 분명합니다. 한국의 R 게임의 경우 프랑스에서 돌아가는 프리서버를 조심스럽게 묵인하거나 업데이트를 지원하면서 유럽 게임 시장이 어떠한가 점쳐보는 모양이더군요. 약간만 손을 뻗어보면 얼마든지 큰 예산이 필요없는 시장조사가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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