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글로벌전망대]거대 통신사 NTT `변신`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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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자로 ‘민영화 20주년’을 맞은 거대 통신사업자 NTT가 변신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년 동안 NTT는 통신료 인하와 신규 서비스 창출 등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 명실상부한 세계 2위의 통신 사업자 자리를 차지했다. 매출은 2배로 늘었지만 인원은 오히려 10만명이나 줄어드는 등 강하면서 슬림화된 민간 기업으로 변모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고유의 경쟁 정책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이 때문에 ‘구태 의연한 모습에서 변화하라’는 외부 압력에 ㅣ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NTT는 이같은 시대적 변혁기에 각 통신사업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보다 합리적인 민간기업으로 혁신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NTT의 위상=NTT가 민영화된 이후 도쿄와 오사카간 점심시간대 통화료(3분)는 지난 85년 400엔에서 지금은 80엔으로 내려갔다. 휴대폰 보급 등으로 시장 규모는 85년의 3배인 16조1000엔으로까지 확대됐다. 광대역통신의 주력 회선으로 지목되는 광통신회선 가입자수는 세계 최초로 200만을 넘었다. 이뿐 만이 아니다. NTT는 통신사업의 효율화, 경쟁력 강화 등에서도 일정한 성과를 냈다. 과거 20년간 NTT 경쟁 정책 핵심은 ‘원가를 줄이고 타사로의 회선 대여료를 인하하면서 요금 경쟁을 촉발한다’는 것이었다.

◇고조되는 위기감=최근 통신서비스의 인터넷 프로토콜(IP)화에 따라 유선전화 수요가 급감하면서 NTT의 경쟁 정책은 사실상 무너졌다. KDDI의 경우 지난해 유선전화사업에서 적자로 전락했다. IP화로 인한 변화는 경쟁 구조 자체까지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 ‘통신 자유화’에도 무너지지 않던 ‘NTT 1강 체제’가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어진 셈이다. 이를 두고 일본 통신업계에서는 통신 환경이 ‘자유화’, ‘NTT 재편’에 이어 3번째 대격변에 직면했다고 보고 있다.

현재 NTT는 특수법인으로 규제에 자유롭지 못한 동·서 지역회사를 IP시대에도 확실한 수요가 기대되는 인프라 사업에 전념토록 하고 서비스 분야는 규제를 받지 않는 그룹 내 자회사들에게 집약시키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미래를 위한 도전과 향후 과제=올 2월 NTT는 ‘미래로의 도전’을 기치로 총 5개의 실무그룹을 설치했다. 그룹 각 사의 부사장급을 리더로 영상·포털사이트 서비스 개발, 통화 이외 신규 사업 개발 등 분야의 서비스 및 조직을 점검했다. 인터넷 프로토콜(IP)의 보급으로 고정통신은 최근 3년 간 1조엔 규모로 성장했다. 휴대폰도 ‘앞으로 몇 년 동안이 정점’이라 것이 대다수의 견해다. NTT의 실무그룹 설치는 장기비전을 공유하지 않고 중복적으로 운영해왔던 서비스를 일원화하는 등 거대 그룹 안에서 대립각을 세워 왔던 모습을 탈피해 내부 역량 결집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NTT의 와다 도시오 사장은 “앞으로 1년 후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면 NTT의 존재가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NTT의 새로운 도전 앞에는 ‘그룹 내의 분열’ 해소라는 난제가 있다. 일례로 지난해 일본텔레콤 등이 값싼 유선전화 서비스 정책을 표방하고 나오자 장거리통신 고객 감소를 우려한 NTT커뮤니케이션스가 일본텔레콤과 동일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요청했지만 기본료 수입을 빼앗길 것을 걱정한 동·서 지역회사가 반발, 불발로 끝났다. 상호 이해가 얽혀있는 자회사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데 만도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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