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개월이 070 인터넷전화(VoIP)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최근 열린 VoIP 포럼에서 어느 전문가가 한 말이다. 이르면 오는 7월 착발신이 가능한 070 인터넷전화 상용화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화 접속료, 법제화, 표준화 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워낙 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
그러나 국내 VoIP 전문가들은 수용자(가입자) 위주의 정책을 수립해 VoIP를 활성화함으로써 수출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쟁점1 ‘발신 가격은 얼마?’=070서비스 요금이 핵심 쟁점이다. 싸게 받으면 수익성에, 비싸게 책정하면 활성화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KT는 3분당 80원까지 받아야 한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승인을 거쳐 070 번호를 이미 받은 별정사업자들은 국내 지역 구분 없이 3분당 39원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1588 등 전국대표전화번호 요금이 지난해 6월부터 3분당 45원에서 39원으로 내린 바 있으며, VoIP 기술을 이용한 무료전화도 시중에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비싸게 받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사업자 간에 인터넷망(ISP) 사용 대가를 놓고 치열하게 협상중이어서 이 결과에 따라 요금은 3분당 40∼50원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쟁점2 ‘KT의 입장은?’=KT의 행보가 VoIP 서비스의 성공을 위한 관건이다. KT는 ISP 이용 대가부터 상호접속까지 VoIP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거나 다름없다.
KT는 지난해 가정시장을 위해 ‘올업에이스’를 내놓았지만 적극적인 마케팅은 자제하고 있으며 영상전화, 콘퍼런스콜 등 기업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T는 오는 2007년 인터넷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고 이에 맞춰 단계적으로 전략을 수립중이다.
KT가 VoIP에 대해 일반전화(PSTN)의 대체재가 아니라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광대역통합망(BcN) 등 미래 핵심사업 확산을 돕는 촉매 역할을 한다고 인식하지 않는 이상 VoIP 시장 확산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5년간 KT는 VoIP 성장을 막아 VoIP 관련 서비스 및 콘텐츠가 일본·미국에 한참 뒤져 있다”며 “언제까지 KT의 시간표를 봐가며 사업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쟁점3 ‘별정 사업 위기’=이미 8개 사업자가 070 VoIP 기간통신사업자로 참여한 데 이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도 하반기에 기간사업자 신청을 준비중이어서 최소 10∼12개의 기간통신사업자가 VoIP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VoIP의 중심이 백본망과 가입자망을 동시에 보유한 기간사업으로 자연스럽게 옮겨지면서 별정사업자들은 기간사업자와의 협상과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일부 별정사업자는 기간사업자와 제휴하거나 아예 기간사업자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한 별정사업자는 “별정사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국내 시장에 국한될 것이 아니라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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