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초창기 개척자 중 수신단말기·인코더·칩 개발 분야에선 박일근 퍼스널텔레콤 사장과 신재섭 픽스트리 사장, 김용제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이 첫 손으로 꼽힌다. 이들은 2001년 지상파DMB 표준 제정 때부터 지금까지 각각 관련분야 전문가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여기에 황재식 온타임텍 사장과 손해윤 매직아이 사장은 2002년과 2003년 지상파DMB 방송장비·칩 개발 분야에 뛰어들어 현재 지상파DMB 솔루션 시장에서 주요 인물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이 5인방은 ‘81학번 동기’ ‘삼성전자 출신’ 등으로 엮여, 서로 친구처럼 지내는 막역한 사이다.
박일근 사장, 신재섭 사장, 김용제 수석연구원은 62년 범띠, 81학번이다. 김용제 수석과 신재섭 사장은 서강대 전자공학과 81학번 과동기. 여기에 박일근 사장, 김용제 수석, 손해윤 사장이 84년 12월 삼성전자 병역특례 입사동기이자 1월 연수원 같은 반 출신이다. 신재섭 사장과 황재식 사장은 87년 삼성전자 입사동기다.
박일근 사장은 “5명 모두 각기 다른 길을 걷다가 지상파DMB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말했다. 올 초엔 김용제 수석이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해 서로 앞다퉈 축하 인사를 보냈다.
이 5명의 친분은 개인 차원을 넘어 산업적으로도 초기 지상파DMB의 어려운 시기를 버티는 힘이 됐다. 김용제 수석은 삼성전자에서 지상파DMB 멀티미디어 관련 칩과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맡고, 신재섭 사장은 방송장비 중 인코더를 개발했으며 박일근 사장은 지상파DMB 수신전용단말기를 개발했다.
지난해 상반기 지상파DMB가 노키아진영의 ‘DVB-H’와 도입 논쟁을 겪을 때 ‘기술적으로 검증되고 실용화 가능단계에 들어선 지상파DMB의 조기도입론’의 근거를 만든 게 사실 이 세 사람인 셈. 즉 신재섭 사장이 방송을 내보내는 인코더 장비를 2003년 말과 2004년 9월에 각각 소프트웨어 타입과 하드웨어 타입으로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이에 질세라 김용제 수석이 수신기에서 방송을 보여주는 칩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박일근 사장은 중소·벤처기업으로서 수신전용단말기를 처음으로 개발해 ‘붐’ 조성에 일조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보통신부가 지상파DMB를 들고 해외 로드쇼에 나설 수 있던 배경에도 이들이 있다. 김용제 수석은 “지난해 9월 유럽방송장비전시회인 IBC를 비롯해 12월 영국·프랑스 대통령 순방, 최근 독일 바이에른주 지상파DMB 시연에 이르기까지 황재식 사장까지 네 명이 함께 송출에서 수신까지 모두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제 손해윤 사장이 올 3분기 지상파DMB 멀티미디어칩을 개발, 생산해 내면 이 5인방의 솔루션만으로 지상파DMB를 구현해 낼 수 있게 된다.
손해윤 사장은 “지상파DMB가 될 듯하면서도 더디게 움직여 어려울 때 서로 많은 의지가 됐다”며 “자연스럽게 외국 정보 등을 원활히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신재섭 사장은 “서로 너무 잘 아니까 외부 시각이 조심스러워 오히려 사업 차원에서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혹시라도 사업 관련 얘기가 오가면 친구에게 부담이 갈지도 모르기 때문.
이제 5인방은 지상파DMB의 세계화와 국제 규격화를 위해 함께 고민한다. 김용제 수석은 “지상파DMB는 국내 시장만으로는 좁다”며 “유럽, 중국 등으로 시장을 넓혀 단말기 시장을 개척해 내야한다”고 밝혔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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