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을 넘어서는 주요 온라인게임의 동시접속자수, 전국 방방곳곳에 널려있는 PC방 등 대한민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게임 강국이다. 하지만 시각을 조금 달리해보면 ‘게임 강국 코리아’라는 말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즉 전세계적으로 주류 시장인 콘솔게임으로 치면 우리나라는 아직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물러있다.
플레이스테이션2(PS)2가 최근에야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고 X박스는 판매 대수를 꼽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게다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콘솔용 게임 타이틀은 1만대 이상만 판매되면 대박 대접을 받는다. 또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다양한 게임을 선택하는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획일적인 MMORPG류의 게임만 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최근 X박스용 ‘킹덤언더파이어:더크루세이더즈’ 플레이스테이션2(PS2)용 ‘마그나카르타’가 각각 40만장과 20만장이나 판매되는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 기적과 같은 일이다. 여기에 최근 콘솔 게임 전문업체 제페토가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용 메카닉 액션게임 ‘불카누스’를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에 들고나가 해외 유수의 퍼블리셔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역설적으로 보면 이같은 사실이 오래도록 뉴스가 될만큼 우리 콘솔산업의 저변은 취약하다. 그러나, 그럴수록 남들이 가지 않는 험한 길을 마다않는 이 같은 기업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한다. 이런 기업이 더욱 많이 등장해야 국내 콘솔게임, 나아가 게임산업 전체가 질적으로 성장한다.
최근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PSP의 유럽출시 일정을 무기한 미룬 상황임에도 국내에 이를 5월 2일부터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네트워크 인프라가 단단한 국내 콘솔 시장의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소니측 평가 대로 우리나라가 기존 인프라와 온라인 게임을 통해 얻은 네트워크 노하우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볼모지나 다름없던 콘솔에서도 얼마든지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전 게임인들이 콘솔게임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아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게임강국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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