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e talk]한국게임산업과 가속 페달

웰빙 바람이 불면서 좋은 음식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높다. TV 채널을 돌리다보면 심심찮게 눈에 들어오는 각종 음식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장인들마다 맛을 내는 비법이 다르고 제시하는 조리법도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갖고 있는 공통점은 바로 음식 재료다.

나름대로의 비법과 노하우가 있지만 요리의 시작은 누구나 좋은 재료를 고르는 것에서 시작한다. 달걀에서 봉황을 기대하지 않는다고나 할까. 어느 분야의 장인이든 그가 갖추고 있는 장인정신의 발휘는 바로 기본적인 재료 선택에서 출발한다.

얼마 전부터 게임도 한류열풍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40여개 국가의 1억 명이 넘는 세계인들이 한국게임을 즐기고, ‘PC Bang’이라는 명칭은 고유명사가 돼 브랜드처럼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한국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게 된 바탕에는 한국 게임 요리사들의 탁월한 손재주가 깔려있다고 생각하지만 한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그들이 사용하는 재료가 된장이 아닌 케첩이란 점이다. 단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으로 손꼽히는 ‘리니지2’의 경우 그 원천기술인 게임엔진은 미국의 ‘언리얼’을 구매해 사용했다고 한다.

우수한 게임인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제작 도구는 여전히 외산을 써야한다는 점이 한국게임산업의 옥의 티가 아닐까 싶다. 개발도상국 시절, 한국 자동차와 전자제품이 세계에 수출돼 효자 노릇을 했지만 수익의 상당 부분이 원천기술을 가진 일본으로 빠져나간 사실을 떠올려 볼 때 현재 한국 게임산업은 기반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한다는 판단도 들게 만든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게임 개발사 중 62.4%가 표준화된 게임제작도구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정작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30.5%에 그쳤다. 실제로 많은 개발사가 표준화된 제작 프로세스를 갖추지 못해 이중업무 등의 문제점을 느끼고 있다.

한국게임산업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기반기술이라는 표준화된 가속페달을 준비해야 할 때다. 기반기술이라는 안정된 바탕 위에 현재 한국이 갖고 있는 개발력과 아이디어를 더하면 세계시장에서 한국게임과 게임산업이 차지하는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우리나라 개발사들이 기초공사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도 아니고, 그럴만한 역량이 없는 것도 아니다. 게임업계는 기반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누가 쓸지 모르고, 얼마 만큼의 집이 지어질지도 모르는 마당에 몇 년씩 공을 들여 택지를 개발한다는 것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무리수이다. 산업자원부나 정보통신부, 문화관광부 등 관계 부처에서도 기반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각종 출연, 융자 정책을 통해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개발 현장과는 거리가 있다.

기반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조만간 기반기술이라는 가속페달을 장착한 한국 게임산업의 비약적인 질주를 기대해본다.

<이쓰리넷 성영숙 사장 one@e3net.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