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이 최근 들어 서울·경기지역 SO를 속속 인수, 케이블방송 시장에서 MSO 쏠림 현상이 가속되고 있다. 특히 최대 MSO인 태광산업계열의 MSO(이하 태광MSO)와 서울지역 최대인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의 경우 방송법 시행령이 정한 방송구역 겸영제한을 1개만 남기고 있어, 규제 완화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태광MSO가 서울 강서구 GS디지탈방송을, 씨앤앰커뮤니케이션(대표 오광성)이 경기도 일산의 경기방송을, 현대백화점계열MSO인 HCN(대표 강대관)이 서울 관악지역의 관악유선방송국을 각각 인수했다. 특히 4위 MSO인 HCN이 올해 본격적인 세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여 시장 판도변화에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경기지역은 대부분 MSO체제로 재편된 상황이어서 앞으로 세불리기가 부산·경남 등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또한 서울·경기지역에선 2∼4개 SO를 가진 중간규모 MSO도 서서히 매입 대상으로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빅4 체제 뜨나’=국내 케이블방송 시장은 77개 구역에서 110여 SO가 경쟁하고 있다. 태광MSO는 이번 GS디지탈방송 인수로 가입자수가 260만명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태광MSO는 14구역, 21개 SO를 보유했다. 씨앤앰의 경우 경기방송 25만 가입자를 더해 14구역·16개 SO·160만 가입자 기반을 갖췄다. 7구역·8개 SO·125만 가입자를 가진 CJ케이블넷은 올해 가입자 확보 목표로 200만 세대를 내세워,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HCN은 관악유선방송의 10만명을 확보해 8개 SO·86만 가입자 체제를 갖췄다. 빅4의 현재 가입자만 600만 세대가 넘어, 전체 시장의 50%에 육박한다. 특히 서울·경기 등 주요 도시 가입자에 집중돼 있다.
MSO의 한 관계자는 “HCN은 현대백화점계열사로서 자금력을 갖춘 4위”라며 “향후 개별SO 추가 인수·합병전에서 주요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백화점계열은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미디어를 검토중이다.
◇겸영제한완화 목소리 높아=방송법 시행령은 전국을 77개 구역으로 나누고 겸영을 20%까지 허용한다. MSO가 보유할 수 있는 최대 구역은 15개인 셈. 씨앤앰·태광MSO 등은 겸영 제한을 30%대까지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최근 IPTV 도입 논란이 일면서, 형평성 측면에서 규제 완화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를 갖춰, 케이블방송시장을 성장시키려면 겸영 제한을 완화해야한다”고 말했다.
방송위는 최근 IPTV 시범사업 추진을 발표하며 케이블방송과의 형평성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겸영제한이 완화되면 MSO의 개별SO 흡수는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3대 MSO판의 승자는?’=업계 전문가들은 2010년께 케이블방송시장이 3대 MSO체제로 재편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300만∼500만 가입자 기반 위에 디지털방송·초고속인터넷·VoIP서비스를 통해 매출 1조원을 넘는 ‘빅3’가 탄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MSO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구도대로 태광·CJ·씨앤앰이 세를 확대, 빅3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체제가 바뀌리란 견해도 있다. 다른 MSO의 관계자는 “빅3는 통신사업자·대기업배경사업자·외국계열자본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겸영제한을 주장하는 배후에 통신사업자가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개별SO를 넘어서 소규모 MSO에 대한 인수합병이 진행될 것”이라며 “이들 MSO의 인수와 방송위의 규제 완화가 주요 변수”라고 밝혔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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