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전자파가 유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휴대폰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국책연구 결과를 놓고 연구과제를 발주한 정부와 연구를 담당한 학계가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인체에 유해한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연구계는 “유전자 발현이 있었으며 전자파 때문인지는 장기적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통부, “유전자 발현 여부 밝혀지지 않았다”=31일 정보통신부는 연합뉴스가 보도한 ‘휴대폰 전자파 유전자 영향 연구 정부과제로 추진한다’에 대해 해명 자료를 내고 “전자파가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정통부 측은 휴대폰 전자파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3년간 7억4000만원(일반회계)을 서울대 유전자이식연구소에 지원, 관련 연구를 진행했으며 작년 말 연구결과 발표에서도 이같이 밝혔다고 설명했다. 정통부는 당시 “휴대폰 전자파가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로 해석한 보도자료를 냈다.
정통부는 올해에도 정보통신진흥기금 1억1000만원을 추가 투입해 ‘휴대폰 전자파 인체영향 표준화 연구’를 서울대와 진행중이나 이는 ‘유전자 발현’을 근거로 한 연구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학계, “노인·어린이 유전자 발현 가능성 높다”=그러나 정작 연구를 담당한 서울대 측의 입장은 다르다. 연구담당자인 서정선 교수(서울대 의대)는 “3년간의 연구 결과, 실험대상인 쥐에서 유전자 발현이 있었으며, 전자파가 그 원인 중 하나라고 추정했지만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작년에 제기했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그동안 수백 마리의 쥐를 대상으로 유전자 조작을 실시한 뒤 이들 쥐에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의 PCS 및 셀룰러 방식 휴대폰 주파수 전자파를 투사한 결과 일반 병리적 증상과 발암성, 암 촉진성 여부, 스트레스 반응 등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유전자 발현에 변화가 발견됐다고 보고한 바 있다.
서 교수는 올해 추가 예산을 받아 연구를 계속 진행중이며 이번에는 DNA칩을 활용해 전자파에 반응하는 해당 유전자를 찾고 유전자 취약계층과 노인·어린이 등이 그렇지 않은 사람과 어떻게 다른 영향을 받는지를 반복 분석할 계획이다.
◇전망=문제는 국내 전자파 인체영향 연구 결과가 세계보건기구(WHO)를 중심으로 8개 국제기구와 54개 국가가 전자파 인체·환경영향기구(EMF)에 보고돼 데이터베이스 자료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가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보다는 다소 늦게 연구를 시작했으나 인구당 사용률 등이 높은만큼 연구결과에 해외의 관심이 쏠렸다.
서 교수는 “인구당 휴대폰 보급률이 1위고 3700만명이 사용하는 상황인데 이를 단 기간에 결론짓겠다는 정부 발상이 의심스럽다”면서 “노인이나 어린이 등 유전자 취약계층에 대한 정밀 연구는 국가가 더욱 사명감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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