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원형의 뿌리를 찾아서](1)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에서 먹힌다

지난해 더게임스는 ‘잊혀진 한국신화의 원형을 찾아서’라는 기획 시리즈를 통해 한국적인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한국신화의 뿌리를 보여주었다. 이는 온라인게임 종주국임을 자처하면서도 탄탄하지 못한 시나리오 기획과 우리만의 캐릭터 부족 등으로 인해 정체불명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만들어온 게임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아직 뭔가 부족해 보인다. 한국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든 게임을 더욱 한국적으로 만들 수 있게 해 주는 뭔가가 필요하다. ‘잊혀진 한국신화의 원형을 찾아서’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되뇌어 보자.

“문화산업은 상상력을 먹고 자라는 나무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상상력의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기술력은 있는데 정작 참신한 시나리오나 캐릭터가 없다는 지적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최강을 외치는 우리 온라인게임의 현실은 어떤가. 하나같이 정체불명의 캐릭터와 세계관이 넘쳐난다. 팬터지로 대변되는 서양의 게임을 흉내 내면서 국적 불명의 게임이 양산되고 있다.”

지난해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서두에 냈던 말이다. 요지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바로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의미다. 이같은 내용은 그 뒤에도 언급한 바 있다.

‘반지의 제왕’은 켈트문화와 아더왕 전설을 비롯한 중세 로망스 문학의 유산을 토대로 탄생했고, 일본의 ‘포켓몬’은 옛날부터 전해내려오는 에마키라는 그림책에 들어있는 다양한 괴물 이미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대목이다. 모두가 자기네들의 오랜 문화와 전설,신화 등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창의력을 더함으로써 세계적인 대작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라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옛날 이야기는 게임을 포함한 모든 문화콘텐츠를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만드는 등 콘텐츠의 컨셉트를 잡아나가는데 큰 도움을 준다. ‘상상력의 뿌리’에 목말라하는 우리 개발자들에게 하나의 오아시스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제는 좀더 심층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한국신화를 바탕으로 한국적인 상상력을 동원했다면 그 작품은 분위기도 한국스러워야 할 것이다.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은 그 시대에 맞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회적인 배경은 물론 복식 문화와 먹거리 문화, 건축 양식, 전투의 형태, 그 시대에 사용된 무기와 사용법 등등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거쳐 활용했기에 더욱 그럴듯해 보인다.

이런 가정을 해보자. ‘아더왕의 전설’에서 영국의 전설적인 왕인 아더왕이 은빛 번쩍이는 갑옷 대신 초립에 곤룡포를 입고, 백마에 올라 육중한 칼을 휘두르는 캐릭터로 그려진다면 얼마나 웃길까. 반대로 홍길동이 철제 투구를 쓰고 두꺼운 갑옷을 걸친 채 구름을 타고 날아다닌다면 어떨까?

한국적인 콘텐츠를 만드는데는 시나리오와 캐릭터 및 등장하는 몬스터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보여지는 모든 동작과 복식, 소리,배경 등 모든 것이 걸맞게 그려져야 한다. 이같은 요소는 우리의 콘텐츠를 더욱 한국스럽게 만들어준다.

이에 이번호부터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과 공동으로 콘텐츠진흥원이 지난 몇년간 구축해온 ‘디지털 문화원형’ 가운데 국내 개발자들이 곧바로 응용할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문화원형을 소개하는 ‘한국 문화원형의 뿌리를 찾아서’를 기획, 연재한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잊혀진 한국신화의 원형을 찾아서’의 후속 시리즈로 진행되는 이번 시리즈는 우리의 문화콘텐츠를 더욱 한국스럽게 만들어주는 다양한 모티브를 제공할 것이다.

김순기기자 @전자신문,soonkkim@

 

제목 : 아름다운 우리 소리 모두 모았다

부제 : 듣는 소리와 보는 소리 6000여 점 …우리문화 전통 소리 모두 담아

“자장자장 워리자장 우리애기 잘도 잔다 뒷집개도 잘도자고 앞집개도 잘도자고…”

이제는 거의 잊혀져가는 옛날 어머니와 할머니들의 자장가 소리. 엄마와 할머니들의 낮고 조용하면서도 예쁜 단어들이 나열되어 있는 자장가 소리는 아기들을 편안하고 포근한 잠자리로 인도한다.

얼마 전까지 이런 구수한 자장가 대신 모차르트, 브람스, 슈베르트 등 서구 유명 작곡가의 곡이 우리 아기들의 자장가를 대신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잊혀져 가는 우리 자장가가 음반으로 나오고 젊은 엄마들은 이러한 음반을 통해 자장가를 배우고 아기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비단 자장가뿐 아니다. 웰빙 열풍을 타고 이제는 사라져가는 밭가는 소리, 나무하러 가는 소리, 우리나라 산과 바다에서 직접 체득한 자연의 소리를 명상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듣고 있다.

게임에도 이러한 소리들을 변형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의 각종 효과음에 사용할 수도 있고 좋은 아이템을 얻을 경우 춤을 추면서 재미있는 소리로 민요를 부르면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소리를 찾는 새로운 교육용 게임도 좋을 것이다.

이처럼 음반과 홍보 영상물, 애니메이션 뿐 아니라 현대의 대중음악과 응원가 그리고 게임 등에서도 이 ‘소리’들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다. 윤도현 밴드가 몇 년 전 우리나라 대표 민요인 ‘아리랑’을 자신의 노래에 접목시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유행에 민감한 많은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다는 홍대앞 카페에서도 우리 민요가 열창되고 있다. 특히 우리 민요는 일을 하면서 부르는 것이 많아 일에 집중할 수 있으면서도 가사도 재미있어 여러모로 활용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젊은 여가수가 부른 트로트 곡이 어린아이부터 나이드신 분까지 모든 계층의 사랑을 받은 것만 봐도 민요라고 꼭 지방에서 밭 갈면서 부르는 것으로만 남겨지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문화원형 1차 사업에 선정된 코리아루트는 우리나라 곳곳을 다니며 직접 체득한 소리를 디지털화 해 ‘한국의 소리은행’을 구축했다. 지방에 남아있는 민요, 바다와 산의 소리, 이제는 거의 사라진 각종 소멸되는 소리 등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모든 소리를 총망라한 이 사업은 지난 2002년 4월부터 1년간 진행됐다.

민속학자이기도 한 코리아루트의 김진순 대표는 “‘옹헤야’같은 민요의 경우 20대의 정서에 넣으면 얼마든지 흥겹게 사용할 수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 민요는 서로 주고받는 선후창이 발달한 음악으로 응원가에 활용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루트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3,500점의 민속 현장음 중심의 소리자료와 디지털 동영상 자료 그리고 사업 수행을 통해 수집한 듣는 소리 1500편과 보는 소리 600편을 합쳐 총 5600편의 소리 콘텐츠를 구성했다. 보는 소리란 소리와 동영상을 함께 작업한 것으로 600편 중 300여 편이 HD로 작업한 것이다.

듣는 소리 또한 음향파일과 이미지 또는 삽화와 설명을 한 소리 한소리마다 담아냈으며 보는 소리의 경우 영상파일과 소리해설을 함께 수록해 소리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소리에 대한 이런 이미지와 해설은 소리를 소리로만 그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소리에 담겨있는 우리 옛 문화와 지방 곳곳의 정서를 함께 느끼게 해준다.

소리들은 ‘바닷가 파도소리’, ‘산 정상 바람 소리’ 같은 단순하고 딱딱한 것이 아닌 ‘물결에 아갈아갈하는 몽돌’, ‘바람에 실려 온 다산초당의 솔내음’, ‘농사 지을 연장을 만드는 대장간 소리들’, ‘새들 노니는 산중에 물결 같은 바람소리’와 같은 온몸의 모든 촉각이 느낄 수 있는 제목을 달고 있다. 이런 독특하면서도 다양한 소리들은 문화 각 부문에서 활용될 수 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CTNEWS 허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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