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영상물·만화 등 저작권법 개정안 발의

`불감청이지만 고소원`

 콘텐츠 분야 최대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이는 대여권(貸與權) 문제가 문화산업계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대여권이란 저작재산권자의 재산적 이익을 보상하기 위한 것으로, 저작물의 복제물을 공중에게 대여하는 행위를 허락할 수 있는 권한을 권리자에게 주고 대여될 때마다 일정한 사용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행 저작권법은 대여권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음악 분야에 한해 이를 허용하고 있다. 예컨대 노래방에서 노래 한 곡을 부를 때마다 사용료가 부과되는 방식이다. 그동안 다른 분야 저작권자들은 대여권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대여점들의 반발을 우려, 대여권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디지털기술의 급속한 보급이 이뤄지고 최근 국회에서 만화 등 도서에까지 대여권을 부여하는 저작권법 전문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영상물과 게임 등 주요 문화콘텐츠의 대여권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영상물은 ‘시기상조’=현행 저작권법은 영상물 분야의 대여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여로 인한 저작물의 광범위한 복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상 저작권자들도 대여권 행사를 통해 보상금을 청구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비디오 대여점 및 비디오방이 위축돼 산업기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대여권에 대해 미온적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셀스루 시장이 대세인 외국과 달리 대여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내 여건상 저작권자의 대여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게임은 거의 ‘포기’ 상태=게임 분야에서는 주로 PC방 분야에서 대여권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게임제작업체들은 PC방에 대한 대여권 권한행사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PC방이 막대한 바잉파워를 가진 상황에서 섣불리 권한을 행사할 경우 매출에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업체들은 PC방이 게임을 구입해 고객에 대여하는 행위에 대해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또 국내 게임환경의 주류가 PC게임에서 온라인게임으로 넘어가는 추세라 굳이 대여권을 행사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대여권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일부 외국계 비디오게임 업체의 경우는 사용료 징수가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대여 대신 소비자 판매만 하는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분야에서 대여권은 앞으로 게임업체들의 제기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폭발성을 가지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도서는 논란중=현재 국회에서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도서 대여권은 해외에서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출판계는 대여가 주류를 이루는 국내 시장구조에서는 창작자의 이익이 대여점으로 돌아가 타격을 입고 있으므로 대여권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대여권에 대한 생소한 사회적 인식을 극복하는 게 도서 대여권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외국에도 책에 대한 대여권을 인정하는 사례가 없어 입법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논란은 있겠지만 대여권을 도입하면 사용료 징수를 통해 창작기반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며 “합리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대여업자와 저작권자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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