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세라가 디지털카메라 사업 철수를 선언한 가운데 일본 디지털 카메라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떨어지는 업체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구조조정 움직임이 일어날 전망이다.
특히 중·하위권 디지털 카메라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국내외 시장에서의 출하가격 하락 현상이 두드러지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미·유럽시장 등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캐논, 소니, 산요전기 등 상위 3사에 의한 독점화 현상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중·하위권업체들은 교세라처럼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적극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가격 하락으로 된서리=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카메라 대당 평균 출하가격은 2만8454엔으로 지난 2000년 대비 36% 가량 하락했다. 교세라의 경우 올해 실적 예상에서 광학정밀기기사업의 적자액을 156억엔으로 잡아놓았다. 이 적자액은 대부분 디지털카메라 부문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디지털 카메라가 처음 나온 것은 지난 95년으로 일본을 시작으로 전세계에 확산됐다. 대다수 전자업체가 이 분야에 손을 대면서 한때 짭짤한 수익을 거뒀지만 현재 영업이익률이 5%를 넘는 업체는 캐논, 소니, 카시오계산기 등 3곳 뿐이다. 올림푸스, 마쓰시타 등은 지난 해 이후 이익 폭이 격감한 상태다.
◇확고한 3강 체제=세계 시장 점유율 1·2위업체인 소니와 캐논은 이번 가격 조정기를 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보고 올해 생산량을 20∼30% 늘려잡았다. 소니는 올 회계연도에 작년 대비 20% 늘어난 1800만∼1900만대의 디지털 카메라를 생산할 계획이다. 소니의 작년 생산량은 2003년 대비 약 50% 증가한 1500만대였다. 캐논은 지난 해보다 25∼30% 늘어난 190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논은 지난해 약 1470만대를 판매했으며 현재 IXY시리즈 등 약 20개의 신규 모델을 준비 중이다.
OEM 세계 1위업체인 산요전기는 비록 올해 생산 규모를 하향 조정했지만 베트남에 신규 생산라인을 세우는 등 중국 및 유럽시장 공급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망=대부분 업체들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일본 시장보다 수출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지만 소니, 캐논의 공세와 연평균 10∼15% 정도의 가격 조정으로 수익성 제고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기본 전략의 수정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미 교세라가 디지털 카메라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카메라 모듈사업으로의 전환을 발표했다. 마쓰시타전기산업과 올림푸스는 고민 끝에 생산기술 부문에서 상호 협력키로 했다.
후발업체인 마쓰시타는 올림푸스의 광학기술을 활용해 내년까지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올림푸스의 경우 한때 세계 3위업체였지만 신제품 및 가격 경쟁에서 뒤처져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시장 분석가들은 “교세라의 사업 포기를 계기로 디지털 카메라업계의 구조조정이 빨라질 것”이라며 “시장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1∼2년 사이 업체간 제휴나 사업 양도 등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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