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마련중인 1조원대 모태펀드 조성방안은 문화콘텐츠산업 활성화 책임을 지고 있는 부처로서 내놓은 ‘비장의 카드’로 풀이된다.
이 방안은 특히 기획예산처의 문화산업진흥기금 폐지 권고로 수세에 몰렸던 문화부의 입장을 반전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부는 문화산업진흥기금 폐지를 권고받은 이후 “과연 산업육성 의지가 있는지 기금 존치 노력을 통해 두고 보겠다”며 문화콘텐츠업계의 반발에 직면해 왔다. 이에 따라 문화부는 문화산업진흥기금을 1조원대 모태펀드로 전환하는 방안을 구상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문화콘텐츠업계에서는 일단 고육지책이지만 합리적인 대안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모태펀드가 ‘대안’=지난해 8월 문화산업진흥기금 폐지를 권고받은 이후 문화부는 권고안을 심의하는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조차 폐지 쪽으로 가닥이 잡히자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활용도는 낮았지만 그나마 중소 문화콘텐츠업체들의 젖줄이 되어 온 문화산업진흥기금이 폐지되면 문화산업 전체가 고사할 수도 있다는 내외부 지적도 거셌다. 이 과정에서 제시된 게 2700억원대의 문화산업진흥기금을 모태펀드의 시드머니로 전환하는 방안이었다.
문화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에서는 폐지되는 문화산업진흥기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해당 부처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라며 “모태펀드 전환에 별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대환영=문화산업진흥기금 폐지에 반대해 온 중소 문화콘텐츠업체들은 모태펀드 전환 소식을 크게 반기고 있다. 업계는 우선 기금이 펀드로 전환되면 경쟁력 있는 기업에 자금의 숨통을 터줄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화제작업체 한 관계자는 “문화산업진흥기금이 영세한 문화콘텐츠 제작사에게 자금줄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기금 폐지 권고는 청천벽력이었다”며 “지원 심사는 까다로워지겠지만 지원 규모가 커지고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모태펀드는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정부가 앞장서서 초대형 펀드를 조성함으로써 창업투자회사 및 일반 투자자 인식을 전환시켜 문화콘텐츠 분야로 자금이 흘러드는 물길을 틀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성방법과 가능성=기존 2700억원의 문화산업진흥기금만으로는 문화부가 목표로 한 1조원대 펀드 조성은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문화부는 펀드 조성을 위해 추가 예산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전경련 소속 대기업들도 문화산업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성공 가능성을 높여 준다. 실제로 전경련은 지난해 문화산업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대기업들이 문화산업 투자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또 최근 창업투자회사들이 게임 등 문화산업 분야에 프로젝트 투자를 감행해 좋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모태펀드 조성에 속도를 내게 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걸림돌은 없나=기금이 펀드로 바뀌더라도 담보력 없이 기술력만 갖고 있는 중소업체에 혜택이 돌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개발이 완수되지 못할 경우 투자자가 일정 부분 보상받을 수 있는 문화산업완성보증보험 등과 연계한 펀드 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현재 논의가 답보 상태인 문화산업완성보증보험제도 도입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1조원대 모태펀드 조성이 이루어지려면 정부의 추가 예산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전문투자기관 선정을 두고 잡음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 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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