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게임산업 기반 흔들린다

한때 수도권 다음으로 세를 형성하던 부산의 게임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게임업체들이 잇달아 문을 닫거나 수도권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지역 업계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다 정책을 개발해야 할 부산시 마저 별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지역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잇따른 이전 및 폐쇄= 코스닥 등록업체인 세안IT는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본사의 용인 이전과 게임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세안IT가 비록 게임을 주력분야로 삼지는 않았지만 지난 9월 ‘부산ITU텔레콤 아시아’에서 말레이시아에 3D 온라인게임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 왔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한때 40여명의 직원을 보유하며 부산지역 최대 게임업체로 군림했던 M사도 경영난에 몰리면서 게임개발을 사실상 중단했다. 여기에 최근까지 왕성한 활동을 벌이던 D사의 서울 이전설도 지역 게임업계를 흔들고 있다. D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이전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수도권 대기업·벤처캐피털 등의 투자를 받은 이후 안팎에서 “조만간 개발실이 있는 서울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는 이전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게임업계 현황= 3∼4년 전만 해도 수도권 다음으로 게임산업이 융성했던 부산이 이처럼 위기 상황으로 내몰린 이유는 경기 불황으로 단기수요 쫓기에 급급하면서 업계와 지방정부가 장기적인 청사진을 내지 못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기업들은 유사게임개발·마케팅 및 기획력 부재 등으로 자생력을 갖지 못하면서 수 년째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부도와 수도권이전 등이 가속화될 전망이어서 이 지역에서 수 년간 쌓아온 나름대로의 개발 노하우 등 자원이 사장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부산시 대책=그러나 부산시는 업계의 요구와 거리가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 업계는 부산시의 게임정책에 대해 “전시성 정책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콘텐츠 전문인력 양성아카데미 설립이나 게임아카데미 지역 분원 유치 추진 등에 대해 T사 관계자는 “산업기반이 없는데 무슨 인력양성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 시급한 것은 기업들이 쓰러지고 인력들이 역외로 빠져나가는데 따른 대책 마련”이라고 말했다. M사 관계자는 “부산시는 IT교육센터 건립에 25억원을 쏟아붇는 등 인력양성에는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마케팅 지원은 해외시장 개척단 파견이나 전시회에 참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대부분 중소규모인 만큼 체계적인 관리와 마케팅 지원이 아쉽다”고 말했다. 부산=허의원기자@전자신문, ew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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