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전업계 과도한 마케팅 경쟁, 부작용 속출

지난달 출시되지도 않은 슬림TV를 출시한다고 발표해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을 허탕 치게 만들더니 이번에는 드럼세탁기를 구매한 소비자가 제품을 제 때 공급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주문 폭주로 벌어진 불가피한 일이라고 해명하지만 판촉을 기획하기 전 물량을 확보하는 등 기업들이 사전 준비에 소홀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국내 정보가전 3사는 지난 1월 초부터 2월 말까지 구형 세탁기를 반납하면 일정 금액을 보상해줘 신형 드럼세탁기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판촉 행사를 경쟁적으로 실시했다. 하지만 현재 물량 부족으로 최소 1주일부터 최대 한 달까지 구입한 제품을 배송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구입한 한 모 씨는 “지난달 15일 신청했는데 28일까지도 배송이 안되고 있다”며 “소비자를 우롱하지 말고 약속대로 구입한 제품을 배송해 달라”고 비난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경우 약 15일 정도 배송이 지연되고 있으며 LG전자는 7일 가량, 대우일렉트로닉스는 20일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사 모두 “정상적인 공급을 위해 현재 밤을 세우며 생산을 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훨씬 많은 주문이 몰려 뜻하지 않게 고객들에게 불편을 드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 배송지연 사태는 무리한 마케팅 경쟁을 편 기업들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가 제살깍기식 출혈경쟁이란 업계의 지적을 받으며 최대 43만원 할인이란 파격적인 조건으로 드럼세탁기 보상 판매를 지난 1월 4일부터 전격 실시하자 이를 비난하던 LG전자도 기존 행사 내용을 바꾸면서까지 8일부터 삼성과 비슷한 조건으로 구형 세탁기 보상 판매를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작년 말 드럼세탁기를 처음 내놓은 대우일렉트로닉스도 보상 판매전에 가세했는데 경쟁사를 의식한 이 같은 판촉 경쟁에만 신경쓰다 보니 물량 확보 등 사전 준비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이는 수량을 예상못한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뒤질 수 없다는 경쟁 의식 때문에 이 같은 일이 연이어 생기는 것 같다”며 “과도한 마케팅 경쟁은 각사 스스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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