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 특허소송 공방 배경과 전망

어울림정보기술이 퓨쳐시스템을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보안업계가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어울림정보기술이 퓨쳐시스템뿐만 아니라 관련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에 모두 특허권을 행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데다 지난해 말부터 몇몇 보안 업체가 최근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는 분야의 핵심기술 특허를 잇달아 획득하고 특허권 행사 여부를 고려하고 있어 파문이 어디까지 확산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왜 소송하나=특허청에 따르면 사이버 테러에 대비하기 위한 네트워크 보안기술과 관련된 특허출원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지난 98년과 99년에는 각각 33건, 60건 등으로 이 분야의 특허출원이 미약했지만 2000년 106건, 2001년 101건, 2002년 118건, 2003년 119건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잉카인터넷이 ‘키보드 보안 기술’ 특허를 획득했으며 이글루시큐리티가 통합보안관제에 사용되는 ‘실시간 보안감사방법’에 관한 특허를 취득했다. 또 센타비전이 침입방지시스템(IPS)에 적용되는 침입통제시스템 기술 특허를, 어울림정보기술이 가상사설망(VPN) 특허를 획득하는 등 시장이 형성된 솔루션 분야에서 특허 취득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동안 기술개발에 전념해온 보안 업계는 제품 상용화와 함께 핵심기술 특허를 획득하며 지난해를 기점으로 기술 자산 챙기기에 주력하고 있다. 방화벽, 침입탐지시스템(IDS), VPN 등 비슷한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의 난립과 이로 인한 출혈 경쟁으로 몸살을 앓아온 업계가 이제는 기술력으로 시장 질서를 잡겠다는 의지를 특허소송으로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허 분쟁 본격화=어울림정보기술이 퓨쳐시스템을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보안업계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수면으로 부상했다. 퓨쳐시스템은 관련 분야 1위 기업으로 어울림은 이번 소송을 통해 시장 판도를 뒤집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기업들도 잇단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다. 마크애니는 온라인 문서 위변조 방지기술과 관련해 자사가 취득한 특허 기술을 비씨큐어가 침해했다며, 서울지방법원 민사50부에 특허권 침해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에 앞서 테르텐은 한마로가 자사의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를 무단 사용했다며 경찰에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이에 한마로도 테르텐을 맞고소한 상황으로 이 건은 조만간 프로그램심의위원회 심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시장 판도 변화의 변수=보안업계가 잇따라 특허 침해 공방에 나선 데는 지적재산권 보호와 함께 시장 판도를 바꾸려는 전략이 숨어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보안업체 간 지재권 침해 공방이 잇따르는 것은 경기 침체에 따른 업체 간 경쟁이 한층 심화됐기 때문”이라며 “특허권 행사를 통해 시장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울림정보기술과 퓨쳐시스템의 경우 VPN업계 1, 2위를 달리고 있는 양사의 순위가 이번 판결에 따라 결정적으로 뒤바뀔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특허권을 획득하고도 행사하고 있지 않은 보안업체 역시 시장 상황에 따라 특허권을 최후의 카드로 쓰겠다는 의도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핵심기술 특허를 획득한 한 보안업체 사장은 “지금 당장 특허 가처분 신청 등은 하지 않지만 지적재산권 소송의 대상이 된 기업들이 영업에 타격을 입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시장 분위기를 역전시키는 데 좋은 카드임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잇따르고 있는 특허소송이 이전투구식으로 전개돼 시장을 정상화하기보다는 오히려 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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