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0대 전략 부품·소재`실천이 중요

 정부와 재계가 함께 차세대 먹거리로 집중 육성할 10대 전략 부품·소재 품목을 선정했다고 한다. 액정표시장치(LC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기술가치가 높으면서도 앞으로 5년, 10년 경제성장에 꼭 필요한 품목들로 선정해 민·관이 모두 1조5000억원을 투입, 세계시장 선점이 가능하도록 육성하기로 했다니 기대가 된다.

 이것 저것 백화점식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한 부품·소재 육성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 설정이라고 본다. 또 지난 2000년부터 부품·소재 대일 무역적자가 치솟고 있는 데다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 품목을 육성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 확보와 대일 무역적자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좋은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국내외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해 이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품·소재산업에서 기술 자립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종전 정부가 주관해 기업들을 참여시켜 추진해온 것과 달리 수요·투자·개발 주체인 기업들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고 정부가 전폭 지원해 주는 형태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특히 부품·소재의 수요자인 대기업이 개발단계에서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하기로 한 것은 사업성과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수요기업인 대기업이 부품·소재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하는 만큼 수요처에 필요한 부품·소재를 선택하고 개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투자 유도와 구매라는 이중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중소 부품·소재 기업이 기술개발에 성공해도 대기업에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는 정부가 올해 주요 정책과제로 내세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유도 대책과도 맞아떨어진다.

 그러나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 지난 정부 시절에도 비슷한 정책이 있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한 사례도 많지만,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정부가 80년대에는 기계류·부품·소재 국산화, 90년대에는 자본재산업 육성 대책을 수차례 내놓으면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힘을 쏟았지만 매번 한계에 부딪혔다. 단기적인 성과 위주로 진행하다보니 원천기술 개발보다는 범용 기술에 치우쳤고 소규모 살포식 지원도 문제로 지적됐다. 물론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첨단기술 분야의 핵심 원천기술은 아직 선진국보다 훨씬 뒤지는 수준인 데다 원천기술이 포함된 첨단 부품·소재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국내 부품·소재기업은 대부분 규모의 영세성으로 원천기술 확보에 필요한 대규모 R&D 투자 여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미래산업 육성계획만 요란했을 뿐이다.

 때문에 아무리 구상이 좋아도 실천이 보장되지 않으면 구두선에 불과하다. 이번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참여기업의 강한 이행의지가 필요하다. 여기에 고급 연구인력 확보, 효율적인 컨소시엄기업 간 협동체계 구축, 범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같은 구체적 실천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과거의 부품·소재 육성 정책이 결국 제대로 된 판로를 찾지 못해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 일본처럼 공공기관 구매를 보장하는 등 판매대책을 세우는 것도 고려해봄직하다.

 부품·소재 산업에서 기술 자립은 많은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포기할 수 없는 과제다. 10대 전략 품목 개발이 부품·소재 산업의 강국이 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인식으로 출발하지 않고는 또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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