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사업자 투자 몸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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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인수 및 합병(M&A)의 여파로 미 통신 사업자들의 신규 투자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 대형 통신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M&A에 따른 중복투자 우려가 확산되면서 내년에만 당초 계획보다 최대 22억달러 정도 투자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통신 사업자들의 투자 감소는 통신장비 업계에 심각한 경영난을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 등 6대 미 통신 사업자들의 설비투자액은 지난 2003년까지 지속적인 감소 추세였지만 지난해 290억달러 수준으로 진정됐고 올해 부터는 광통신망에대한 설비 투자 확대 로 본격 회복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중반까지 AT&T 인수 작업을 완료할 예정인 SBC커뮤니케이션스의 릭 린드너 CFO는 “통신망 및 거점 통합으로 중복투자를 줄이고 장비조달 원가도 낮출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에만 1억∼2억달러의 투자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동통신 업계는 3세대(3G) 서비스용 설비투자가 엄청난 만큼 통합에 따른 투자 절감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10월 AT&T와이어리스를 인수한 싱귤러와이어리스의 경우 내년 투자 감소 폭을 8∼12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MCI를 인수한 버라이존도 현재 설비투자 감소 효과를 구체적으로 조사 중인데 “사실 조달 원가 인하가 MCI 인수의 목적중 하나”라고 밝혔다.

6대 통신사업자들의 신규 투자 위축으로 총 투자비 절감효과는 15억달러∼22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AT&T의 설비투자 총액(18억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통신 사업자들의 잇따른 투자 감소의 영향으로 통신장비 업계가 벌써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에릭슨의 지난해 3분기(10∼12월) 북미 지역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무려 46% 감소했다. 에릭슨은 싱귤러, AT&T 등에 대량 납품하고 있지만 양사 통합 후 싱귤러가 설비투자를 줄인 만큼 매출이 줄었다.

최근 2자릿수 성장을 거듭해온 모토로라의 통신시스템 및 기기 사업부의 지난해 3분기 매출도 미국시장에서 2%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편 세계 통신기기시장은 지난 2001년 통신 거품 붕괴 이후 축소돼 거의 대부분 업체들이 적자로 전락한 상황이다. 비록 지난해 판매액이 전년 대비 10% 증가해 각 사들의 수익이 호전됐지만 미국에선 통신사업자간 재편 작업이 진행되면서 별다른 이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통신기기업계의 대형 M&A설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루슨트테크놀로지, 노텔네트웍스 등이 M&A를 검토 중이라고 알려지며 주가가 크게 출렁인 바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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