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맞춤형 인재양성 허실

 최근 대학가에 맞춤형 인재양성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서는 대학과 주문식 교육을 위한 산학협력을 맺고 맞춤형 인재를 확보하는 시스템이 인력채용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맞춤형 인재양성이란 대학이 무작정 인력을 배출할 것이 아니라 기업이 원하는 인재로 키워 이들이 곧바로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대학은 무분별한 인재교육에 예산을 낭비할 필요가 없는 데다 취업률을 높일 수 있고, 기업으로서도 인력채용 이후 현장적응을 위해 별도 교육이 필요없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일거다득’의 효과를 낸다.

 그러나 대학과 기업이 손을 맞잡고 만들어낸 맞춤형 인재양성 프로그램이 내부적으로 부실해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이 제도로 대학이 본연의 모습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많다. 일부 기업에서는 맞춤형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공급받은 인력 중에서도 부실이 적지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A기업 K사장은 “맞춤형 인재라고 하지만 실제로 기업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대학에서 제대로 소화를 못 시킬 경우 100% 만족하는 인력을 공급받았다고 보긴 힘들다”고 토로했다. 대학에서 해당 기업이 원하는 교육 커리큘럼을 개설했다 하더라도 알맹이가 부실하다면 만족할 만한 인재를 양성했다고 볼 수 없다는 말이다.

 또 맞춤형 인재양성도 좋지만 수익창출이 목적인 기업의 요구에 대해 대학이 비판없이 무작정 수용하는 형태로만 흘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지역 대학의 한 교수는 “대학이 학생 모집과 취업률이라는 눈앞의 이익을 위해 맞춤형 인재양성이라는 산·학협력을 이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대학이 학생들에게 기술 한 가지만을 가르쳐 산업체로 내모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더 큰 인재양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학협력의 최적화된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맞춤형 인재양성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이 백년대계를 이루려는 대학의 교육 본질을 살리면서 우수한 산업인력 공급의 산실로 자리잡기 위해 적절한 균형의 필요성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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