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커뮤니티 컨버전스 바람

`커뮤니티를 잡아라.`

온라인게임업체들이 충성도 높은 고객을 잡기 위해 커뮤니티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온라인게임과 웹 기반 메신저를 연동하는가 하면 게임 속에 미니홈피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펼치고 있다.

게임업체들이 이처럼 커뮤니티에 공을 들이는 것은 커뮤니티 활성화가 게임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

특히 게시판 운영에 머물러 있던 것에 나아가 메신저나 미니홈피 등 다양한 커뮤니티 장치를 게임속에 접목하는 움직임은 눈여겨볼 만하다. 게임업체들은 지금까지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이 정작 게임이 끝나면 다른 인터넷포털에서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온라인게임 속에 커뮤니티 장치가 속속 개발되면 온라인게임 자체가 커뮤니티 사이트로 변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커뮤니티 기반 인터넷포털이 온라인게임을 끌어안으려고 안간힘을 써온 것과 반대 방향의 융합(컨버전스)이 온라인게임에서 시작된 셈이다.가상사회를 표방하고 있는 온라인게임에서 커뮤니티성은 매우 중요한 재미 요소다. PC게임이나 콘솔게임에 비해 게임성이 현저히 떨어지지만 수많은 게이머들이 온라인게임에 열광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게임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정보를 교환하는 재미 때문에 게임에 중독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온라인게임 속의 커뮤니티는 휘발성이 강한 것이 한계였다. 게임 접속이 끊어지면 게임보다는 인터넷 포털의 카페로 커뮤니티가 넘어가는 게 다반사였다.

특히 게임 홈페이지보다 플레이포럼 등 게임 커뮤니티를 표방하는 웹 사이트에서 게이머들의 커뮤니티가 연장되면서 온라인게임과 커뮤니티가 분리되는 현상마저 나타났다.

최근 게임업체들이 게임 속에 다양한 커뮤니티 장치를 도입하는 것은 이처럼 이탈하는 커뮤니티 유저를 게임 속에 오랫동안 붙잡아 두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특히 여러가지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포털의 경우 게임이 끝나면 인터넷포털로 이동하는 유저들을 막는 것이 유저풀 관리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화두로 제기됐다.

박영수 엠게임 사장은 “게임포털의 경우 메인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포털 못지않게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까지 게임업체들은 커뮤니티 관리보다는 게임 자체 개발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할애했고, 그 결과 길드와 클랜 등의 활동이 인터넷포털의 카페로 옮겨가는 유저 이탈이 빚어졌다”고 말했다.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온라인게임은 생명력을 부여받기도 한다. 클랜, 길드 등 자생적인 동호회가 생겨나고 이를 기반으로 게이머들의 충성도도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게임의 발전 방향이 논의되는가 하면 반대로 불매운동도 일어날 정도로 커뮤니티 파워는 막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업체들은 이제 게임 개발 못지않게 커뮤니티 관리에 힘을 쏟아붇는 추세다. 새로운 온라인게임이 오픈되는 시점에 맞춰 홈페이지는 물론 커뮤니티 공간인 팬사이트를 오픈하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 온라인게임과 웹의 연동을 통해 게임과 커뮤니티를 결합하려는 실험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포털로 대변되는 웹사이트에 빼앗겼던 커뮤니티를 게임 속에 붙잡아두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는 것.

최근 엔씨소프트가 MS와 손잡고 ‘리니지2’와 ‘MSN메신저’를 연동시킨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또 ‘군주’ ‘열혈강호’ 등 몇몇 게임들은 게임 속에서 미니홈피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해 커뮤니티 포털의 핵심 아이템을 게임 속으로 가져오기도 했다.

‘군주’의 경우 게임 속에 신문사와 방송국까지 만들어 커뮤니티 활동 자체가 게임이 되도록하는 파격적인 실험도 펼치고 있다.

‘한게임’ ‘엠게임’ ‘넷마블’ ‘넥슨닷컴’ 등 게임포털도 자체 메신저 프로그램 서비스는 물론 미니홈피 시스템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특히 넥슨의 경우 ‘카트라이더’ 등 인기게임을 세분화해 커뮤니티 페이지를 오픈하고 기존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와 유사한 공간을 ‘넥슨닷컴’에 만들겠다는 전략까지 준비 중이다.이처럼 게임과 커뮤니티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온라인게임의 진화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온라인게임이 단순한 게임에 머물지 않고 커뮤니티 사이트를 끌어 안는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군주’를 서비스 중인 엔도어즈 김화수 사장은 “게임에 메신저, 미니홈피, 채팅 등 다양한 커뮤니티 툴이 융합되면 게임과 커뮤니티 사이트의 경계도 모호해질 것”이라며 “커뮤니티 자체가 게임이 되는 날도 머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실제 넥슨의 ‘마비노기’의 경우 MMORPG 장르임에도 사냥이나 전투보다는 커뮤니티 활동의 재미가 두드러지는 게임이다. 게임 속 캐릭터가 게임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활약하기도 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작곡시스템 등 게임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특히 올해에는 ‘알터라이프’ ‘바닐라캣’ 등 커뮤니티 게임을 표방하는 기대작도 잇따라 출시될 예정이다.

게임에 커뮤니티성이 강화되면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커뮤니티 전문 사이트들의 수익모델이 게임에도 접목될 수 있다는 것.

예컨대 매칭시스템(필요한 사람을 찾아주는 서비스)을 유료화한 커뮤니티 포털처럼 온라인게임에서도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 이같은 수익모델은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데브켓스튜디오 김동건 실장은 “게임을 통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면 게임도 새로운 미디어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온라인게임의 경쟁력은 게임성과 함께 완벽한 가상현실을 구현한 커뮤니티성에 의해 판가름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장지영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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