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 부품업계가 디지털 경기 하향 기조의 영향으로 실적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최근 대형 전자부품 6개사가 지난 해 3분기(10∼12월) 연결 실적을 발표한 결과 교세라, 롬, TDK 등 3사의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으며 무라타제작소, 니치도전공 역시 전년 수준에 그쳤다.
특히 중국 휴대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부품 업체 매출이 지난 해 여름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 매출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적악화와 불투명한 향후 경기를 감안할 때 당 초 예상됐던 부품업계의 설비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 주 실적을 발표한 무라타제작소는 2004 회계연도(2004.4∼2005.3) 연결실적 예상치를 수정해 매출에서 50억엔, 영업이익에서 30억엔을 각각 줄여 잡았다. AV기기 수요가 부진을 면치못하면서 핵심부품인 콘덴서 등의 매출 신장이 어려워진 것이 중요한 원인이다. 특히 이 회사가 취급하는 부품의 단가가 평균 11% 떨어진 게 영향을 미쳤다.
대형 6개사 분기별 영업이익 합계는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으나 2분기와 비교하면 약 20% 감소했다. 사실상 선행지표가 되는 수주도 업계 전체적으로 전년 실적을 하회했고 재고지수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향후 4분기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3분기에는 그동안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해오던 분야에서 조차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니치도전공의 LCD용 광학필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지만 이는 2분기 수준에 그친 것이었다. 고주파 통신기기에 사용되는 무라타제작소의 ‘고주파 디바이스’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를 줄이겠다고 하는 기업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디지털 가전시장이 중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적이 대폭 감소한 롬의 경우 AV기기·통신기기용 반도체 등에 올해에만 845억엔을 설비투자에 쏟아 부을 예정이다. 무라타제작소도 올 설비투자 금액은 전년 대비 50% 증가한 500억엔으로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분야의 설비투자를 쉽게 줄이기는 힘들겠지만 경기가 이 상태로 이어진다면 공격적인 투자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자부품 시장 상황 만은 ‘4월 이후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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