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애니에 영어 자막 삽입 `美팬서브`차단 팔걷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영어 자막을 삽입해 불법 유통시키는 미국의 P2P 커뮤니티에 대해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1일(현지시각) C넷에 따르면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로써는 꽤 큰 규모를 자랑하는 미디어 팩토리는 최근 ‘애니메 페이스(anime-faith)’ 등 이른바 ‘팬서브(‘fansub’=애니메이션 팬에 의한 자막삽입을 의미하는 합성어)’ 사이트들에 자사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영어자막 삽입 및 배포 활동을 중단해줄 것을 정식 요청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수년간 ‘암묵적인 허용’ 아래 활발한 활동을 벌이던 미국내 일본 애니메이션 파일교환 커뮤니티들이 상당 부문 위축될 전망이다. 또 이번 미디어 팩토리의 금지 요청을 계기로 ‘팬서브’ 사이트의 ‘역할’과 범위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일부 사이트는 요청을 받은 즉시 이 회사 애니메이션의 자막 삽입 및 배포 행위를 중단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미디어 팩토리가 “번역 및 자막 삽입 작업에 대한 그룹의 열성적인 활동을 외면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은 1980년대 일부 소규모 팬들이 비디오 테이프를 돌려보면서 팬그룹을 형성했는데 90년대 인터넷과 특히 ‘비트토런트’ 파일교환 네트워크의 등장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또 유명 파일교환사이트들에 대한 할리우드의 잇단 공격으로 미국에선 최근 수년간 저작권 단속이 느슨했던 일본 애니메이션 파일교환 커뮤니티가 빠르게 성장했다. 미국내 일본 애니메이션 팬은 아주 열정적인 것으로 유명한데 일본말로 ‘오타쿠’라고 하는 이들 전문가 수준의 팬들은 수십개 혹은 수백개 애니메이션의 줄거리를 꿰뚫고 있거나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현재 이들 ‘팬서브’ 커뮤니티는 어셔의 최신곡을 중계하는 보통의 P2P사이트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비트토런트 파일 배포 기술을 이용하는 허브의 경우 단일 사이트를 통해 하루 12만개 이상의 애니메이션 에피소드들이 다운로드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데이터 용량으로 치면 하루 90테라바이트의 데이터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로 MP3 노래, 약 2200만곡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단순히 올리고 내려받는 P2P와는 달리 ‘팬서브’커뮤니티는 번역자와 편집자, 입력자들이 분업화돼 전문적인 기업 뺨치는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 미국 기업이 판권을 확보하려고 할 때 팬서브에서 정보를 얻을 정도로 영향력도 막강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기술적으로 불법이라는 것. 미국 최대의 일본 애니메이션 배포사중 하나인 ADV필름의 데이비드 윌리엄은 “명백한 불법 복제행위”라며 앞으로 불법 유통 문제에 적극 개입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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