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장비시장 "技기 찬 국산 외산 잡는다"

외산 장비가 독주하던 산업 기기 분야에서 국내 기술과 제품으로 시장을 대체하거나 점유율을 확대중인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시장 상황에 맞는 특화된 기술력을 확보했거나 외산 장비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외산 기기들이 집중하기 힘든 틈새 시장에서 자기만의 고유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LG산전(대표 김정만)은 지난달 말 서부발전주식회사의 평택화력 발전보일러 제어시스템 1∼4호기 전량을 처음으로 국산 시스템으로 일괄 교체했다. LG산전은 첨단 분산제어시스템과 현장제어기 등을 공급·설치했으며 중앙제어실은 첨단 설비로 개조했다.

 LG산전 관계자는 “국내 화력발전소 60여 호기의 주 제어설비 중 2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산이었다”며 “20년 이상 되어 교체 시기가 다가온 국내 화력발전소 주 제어설비의 국산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텔레매틱스(대표 이경순)는 한국공항공사(대표 윤웅섭)와 함께 수입에 의존하던 항로유도시스템인 전방향무선표지시설(DVOR)을 국내 기술로 개발, 올해부터 제주·울진·포항 등 국내 공항에 설치한다.

 DVOR 시스템은 신호전파를 발사해 운항중인 항공기에 비행 방향이나 현재 위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항공기 항로유도 장치다. 세계적으로도 생산업체가 프랑스의 탈레스 등 3개 회사에 불과한 상황이었다.

 이경순 텔레매틱스 사장은 “앞으로 계기착륙시스템(ILS) 등 다양한 항로안전장비 제품군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경쟁사가 많지 않은 만큼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테스콤(대표 김영대)과 이노와이어리스(대표 정종태)는 계측기 분야에서 확고한 자기만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테스콤은 외산 장비들이 이미 선점하고 있던 블루투스 테스터 시장에 후발 주자로 진입했지만 차별된 기능과 가격 경쟁력으로 현재 국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노와이어리스는 국내 3개 이동통신 사업자 모두에게 필드 측정장비를 공급하면서 이 분야에서 70%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두 회사는 각각 지상파 DMB, 위성 DMB 전용 계측기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계측기 시장은 외국계 기업이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지만 두 회사는 특화된 분야에서 외산 제품을 밀어내고 강자의 자리를 확보했다.

 김영대 테스콤 사장은 “값이 비싸고 기능에 따라 장비를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외산 장비의 단점을 개선한 일체형 장비로 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지시스템(대표 김창균)은 휴대폰 개발용 에뮬레이터에서 국산화를 주도하고 있다. 에뮬레이터는 어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다른 종류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로 모방해 구현하기 위한 장치를 말한다.

 이 회사는 외산 장비 일색이던 국내 시장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뛰어들었으며 현재 삼성전자·LG전자·KTFT·팬택앤큐리텔 등 휴대폰 제조사와 이들 외주 업체를 대상으로 제품을 공급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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