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T 수출은 성장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성장률에서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경제의 대내외적인 환경 요인이 크다.
먼저 지난해 5%대 성장률을 보였던 세계 경제가 올해 4% 수준으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일본·EU 경제 성장률은 2∼3%대에 머물고 우리나라 수출과 가장 밀접한 중국은 7.5%대의 안정적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세계 교역량 증가율도 지난해 8.8%에서 올해는 7.2%로 1.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환경도 민간소비 부문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늘겠지만 설비투자에서 높은 증가세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환율·국제유가·원자재가격 변수 불리하게 작용할 듯=IT 수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은 환율이다. 지난해 말 원화 절상으로 IT 수출에 타격을 받은 업계로서는 환율 변동이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올해 역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증가로 달러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경상수지는 지난해 6310억달러 적자였으나 올해는 적자폭이 더 늘어나 64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적자가 늘어날 경우 이를 만회하기 위해 미국의 ‘약(弱)달러 정책’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위안화는 소폭 절상이 이루어질 수 있으나 중국의 취약한 금융구조 및 연착륙 정책을 감안하면 급격한 위안화 평가 절상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유가는 중동 불안 및 OPEC 감산 가능성을 등을 고려할 때 배럴당 32∼35달러(평균 33.6달러) 수준의 고유가가 지속될 것이다. 지난해 평균 국제유가는 26.8달러였다.
국제 원자재가격은 중국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철강재가격은 10∼15% 상승하고 비철금속 및 석유화학 부문은 상반기까지 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반도체·PC 성장 둔화, 휴대폰 선전=공급 과잉으로 세계 반도체 수출 시장 역시 쾌청하지 못하다. 지난해 28.5% 성장했던 세계 반도체 시장은 올해 5% 수준의 성장에 그쳐 성장률 면에서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점쳐졌다.
PC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한계 공급에 이르러 대체수요가 발생하지 않는 한 큰 폭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IDC가 예측한 PC 시장 증가율은 11.0%로 지난해 13.5% 성장률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반면 통신 부문은 모바일 환경으로 급격히 변함에 따라 무선통신기기의 높은 수출 증가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무려 41.1%나 수출증가세를 기록한 무선통신기기 시장은 올해 28.5%의 성장세를 보여 지난해에 비해 떨어지겠지만 품목별로는 여전히 최고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카메라폰, 스마트폰 등 고기능·고가제품 중심의 판매전략이 올해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수입증가율도 하락=지난해 수출증가율이 컸던 만큼 수입증가율도 높았다. 따라서 올해는 수출증가율이 둔화되는 만큼 수입도 연동돼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의 상당 부분이 원자재나 원유 등 생산을 뒷받침하는 원재료로 수출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IT 부문에서 반도체 수입은 251억달러로 지난해 237억달러보다 5.9%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카메라폰 등 수출호조세가 지속되는 휴대폰에 탑재되는 비메모리 반도체 수입물량의 증가가 반도체 수입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반도체 수출 전망치를 272억4000만달러로 잡았을 때 21억40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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