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선진 기업들의 정보기술(IT) 투자 결과로 기업의 IT 인프라 수준은 단순한 ‘전산화’ 개념을 벗어났다. 일부에서는 ‘투자할 만큼 했다’라는 IT위기론까지 제기한다. 이같은 환경에서 지금의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은 비즈니스와 더욱 밀접해지는 IT,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IT 구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화두 앞에 서있다. 본지는 매주 월요일 주요 대기업 및 공기업에서 IT 전략을 책임지고 있는 CIO들을 만나 향후 2010년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고민, 그리고 기업 발전과 궤를 함께 하는 IT 인프라 발전 방향을 진단해 본다.<편집자>
장치 산업인 반도체에서 정보기술(IT)의 역할은 조립산업인 가전이나 정보통신 기기 분야와 근원적으로 다르다. 극단적으로 시스템이 먹통이 되거나 생산라인이 멈출 경우에 후자의 산업에선 철야근무나 잔업을 통해 목표한 생산량을 맞추면 되지만, 이미 24시간 365일 체제로 가동되고 있는 반도체산업에서는 생산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매출 손실로 직결된다.
올 매출이 1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의 정보화 최고 사령탑을 맡고 있는 안정삼 상무(시스템기술팀)는 이런 조건을 빗대 “실시간 기업 환경(RTE)을 구현하는 것은 이론이 아닌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말한다. IT는 ‘움직이는 표적을 따라가는 미사일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 경영 변화에 즉시 대응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안 상무는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이 적어도 생산 라인에서는 RTE 환경을 구축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다. 남은 과제는 경영관리나 영업·마케팅, 개발, 구매 등 다른 사업부문으로 RTE 체제를 확산시키는 것. 사업부문 전체의 데이터를 게더링해 신속하게 모니터링하고, 분석·조정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RTE 환경은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안 상무는 이에 대해 “사업부문 내 인프라는 웬만큼 정비됐다”라며 “RTE는 프로세스와 시스템적으로 부문간 인프라를 통합하는 일에서 출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은 이를 위해 관리부터 생산까지 5개 사업 부문간 프로세스를 단일하게 엮고, 시스템적으로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오는 2010년까지의 일정으로 ‘중장기 마스터 플랜’을 세웠다. 우선 부문간 프로세스를 통합하기 위해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시스템을 구축하고, 생산(MES)·개발(PLM)·구매(SRM)·영업(CRM)·경영관리(MIS) 등 해당 시스템을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를 기반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또 전사 데이터를 총합하는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웨어하우스(EDW)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며, 수백 개의 단위 업무 시스템을 하나의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워크 플레이스’ 시스템도 도입한다. 이밖에 BCS·KPI 등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차원의 인프라로 새롭게 정비할 계획이다.
지난 98년부터 반도체총괄의 CIO를 맡으면서 Y2K를 비롯한 기업 안팎으로 굵직한 IT 이슈를 직접 진두지휘한 안 상무는 2010년 이후 IT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대해 “유비쿼터스 IT”라고 답한다. IT가 기업 경영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동일하겠지만, 방법적인 면에서 사람이 정보를 찾는 것이 아니라 정보가 내 상황에 맞게 제공되는(푸시 아웃 push out) 환경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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