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D램 상계관세 부과조치는 잘못"

"美, D램 상계관세 부과조치는 잘못"

미국 상무부가 하이닉스반도체 D램에 대해 내린 상계관세 부과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에 관한 협정에 위반된다고 WTO 분쟁조정 패널이 확정했다.

 하이닉스반도체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WTO 분쟁조정 패널은 당사국인 미국과 우리나라에 보낸 확정 판정 보고서에서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정부와 유관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은 보조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예비판정 내용을 아무런 수정 없이 재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반도체는 미국의 상계관세(44.29%) 공세에서 해방돼 경영합리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판정은 유사 사례인 EU 상계관세(33%) 부과와 일본의 상계관세 부과 조사 등에 영향을 미쳐, 사실상 하이닉스반도체는 상계관세 문제로 발목을 잡혔던 세계 생산공장 포트폴리오를 자유롭게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하이닉스반도체는 지금까지 미국 유진공장 생산 규모를 확대하면서 미국 상계관세 부과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해 왔으나, 일본의 경우는 일본 내 생산공장 건설이 사실상 불가능해 일본 상계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상당한 피해가 우려됐다.

 그러나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측이 확정 판정에 상소할 뜻을 밝히고 있어 실제 상계관세가 철폐되는 시기는 내년 후반으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확정 보고서는 내년 1월 회원국 회람을 거치게 되고 미국 상소에 따른 상소심이 통상 60∼90일 걸리고, 미국이 상소심에 패배해도 판정 이행 기간을 요구할 수 있어 실제 상계관세 철폐 시기는 내년 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상소심에서 패배하더라도 상계관세 철폐를 거부할 경우 한국은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지만, 철폐 조치는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상계관세 철폐 시기가 늦어질수록 하이닉스반도체의 부담은 연장된다.

 이번 판정은 구조조정이 보조금에 해당된다는 미국 측의 상계관세 부과 근거가 사실상 인정되지 않은 것으로, 패널 측은 지난달 17일 당사국에 배포한 잠정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상계관세 조치가 WTO 보조금에 관한 협정을 위반했다고 판정한 바 있다.

 이번 최종 판정과 관련해 하이닉스반도체 측은 “WTO의 이번 판정은 매우 적절한 것이며 일본 등 타국의 움직임에도 제동을 걸어 하이닉스반도체의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 구상이 자유로워질 것”이라며 “당연한 결과지만 정부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이번 판정을 이끌어낸 만큼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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