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악순환…장기불황에 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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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대로 추락, 경제 연착륙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졌다.

14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4% 내외에 머물 것으로 전망, 3%대로 낮아질 가능성까지 있음을 시사한 데 이어 LG경제연구원도 3.8%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는 정부가 줄곧 주장해 온 5%대 성장률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데다 삼성경제연구소·LG경제연구원 등 민간연구기관과 국책연구기관이 동시에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내년도 경기에 대한 우려감을 더해주고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 사실상 3%대로 추락 전망=KDI는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이 상반기 3.2%, 하반기 4.7%로 연간 4.0% 내외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KDI의 성장률 전망은 상·하반기 성장률 전망을 합산해 연간 성장률을 구할 경우 3.95%에 그쳐 4.0%라는 전망치보다는 3%대 후반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다.

KDI의 내년 성장률 전망은 또 4조∼5조원 안팎의 정부 종합투자계획 시행을 감안해서 작성됐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종합투자계획을 실시하지 않는다면 내년 성장률은 0.5%포인트 가량 낮은 3%대 중반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 목표인 5%대 성장률 달성은 단순한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더욱이 LG경제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고 삼성경제연구소가 3.7%로 전망하는 등 대다수 연구기관들이 3% 후반의 전망을 내놓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 3%대 성장률 전망은 대세를 이루는 분위기다.

◇경제 악순환 반복되나=이처럼 경제 성장률 전망이 비관적으로 나오는 것은 장기화하고 있는 내수부진과 수출 증가세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많이 감소한 민간소비가 올해 하반기에도 가시적으로 회복되지 못했고 투자 역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작년 하반기 이후 경기상승을 주도했던 정보기술(IT) 부문도 경기하강이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고 수출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GDP 성장률이 국내 경제주체들의 부가가치생산액의 총액임을 감안하면 성장률 하락은 당장 고용감소로 이어져 ‘소득감소→소비감소→투자위축→고용감소’의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해 장기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체감경기 회복에 기대=경제성장률은 올해 4%대 후반에서 내년 3%대 후반으로 추락하지만 내년에는 체감경기와 직결되는 내수가 점진적으로 회복돼 피부로 느껴지는 경기는 다소나마 개선될 전망이다.

KDI는 민간소비가 올해 0.8% 가량 감소하지만 내년에는 2%대 중반 수준으로 완만하게 회복하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3% 후반에서 내년 8%대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그러나 △달러화 약세에 대응한 미국의 금리인상이 국제금리를 동반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거나 △국제유가의 불안이 재발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 내수회복이 지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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