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허 노하우 최대한 제공"

‘역시 맏형’

　특허 CEO포럼 창립선포식에서 만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자업계 맏형으로서 중소·중견 업체들이 위협에 직면해 있는 해외 특허 공세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사실 가장 좋은 해법은 우리 기업들이 해외특허에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현실상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겠지요.”

　올해 2월 전자산업진흥회장으로 취임한 윤 부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전자진흥회는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하면서 금전을 통한 직접적인 지원이 아니라면 뭐든지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해 왔다.

　공식적으로 비밀에 부쳐져 있지만 윤 부회장은 진흥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특허 등을 포함한 중소기업 지원 자금으로 상당액을 기부했으며, 이번 특허 CEO포럼 등 관련 사업에 드는 비용도 70∼80% 이상 부담해 왔다.

　“하이닉스 상계관세 사례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의 역할은 WTO 체제에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허 상대 기업이나 국가에 어떤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디지털전자특허지원센터는 철저하게 민간 주도로 운영될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스스로도 특허 비용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특히 로열티 부분은 상대적으로 줄고 있으나 특허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를 출원·유지·관리하는 비용이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전자산업은 사실 이제는 수성이 아니라 특허 공세를 펴 나갈 수 있을 만큼 기술이 상당수준에 올라 있습니다. 다만 삼성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 한 분야에서 특허 공세를 취할 경우 다른 쪽에서 역공이 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을 기하고 있을 뿐입니다.”

　윤 부회장은 사실상 우리나라도 특허에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특허 출원 건수는 연간 15만9000건으로 일본·미국·중국에 이어 4위의 출원 대국이다.

　“삼성은 지금까지의 특허분야 경험과 노하우를 최대한 전자업계에 제공함으로써 중소기업과의 상생 경영과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의지에 보조를 맞춰 나갈 것입니다.”

　윤 부회장은 현재 전자산업은 전체 수출의 40% 이상을 담당하면서 경제 버팀목이 돼 주고 있고 앞으로 전자·IT산업의 역할이 한층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수출 4000억달러,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IT·전자산업이 나서줘야 합니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만만치 않습니다. 다시 살아나고 있는 일본을 넘어야 하고 중국의 위협도 만만치 않습니다. 또 미국·유럽도 자본과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윤 회장은 우리가 지금의 리더로서의 위치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부품소재 경쟁력 강화 △표준주도권 강화 △특허 무장 등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특허는 △특허 풀을 통한 대응 △정보 공유 및 공동 대응 △특허 역공세 등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다양한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숙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회도 많이 존재합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시대로 넘어서면서 한국 전자산업의 기술 경쟁력이 선도적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대목입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