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일본기업들은 달러화 약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고 유로화 강세와 엔고현상에 대한 장기적인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KOTRA(사장 오영교 http://www.kotra.or.kr)가 유럽 및 일본지역 무역관을 통해 조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이나 일본의 수출기업들은 달러 약세에 대응해 마케팅차원에서는 △환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헤징(Hedging) △달러결제비율 축소 △수입업체에 대한 가격 전가 △수출지역 다원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구조적인 대응 차원에서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내수비중 확대 및 부품의 해외 아웃소싱 △생산거점의 해외 이전 및 해외 산업클러스터 조성 등을 서두르고 있다.
달러 약세로 인한 피해가 심한 유럽·일본의 조사대상 업종은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정보통신 장비 △항공 및 국방부문, 그리고 환차손이 예산되는 석유 부문 등이어서 이 분야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보고서는 특히 “80년대에는 자국화폐 강세현상을 △수출물품의 내수전환 △고부가가치화·품질향상 △경비절감으로도 감내할 수 있었으나 최근의 거듭되는 달러 약세 현상은 수출 감소는 물론 자국시장에서 수입품과의 경쟁을 격화시킴으로써 종전 방식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환 헤징을 통한 환리스크 회피= 유럽에서는 기업의 외환포지션을 결정(환 헤지)하는 것이 중요한 업무의 하나로 정착됐다. 생산량의 57%를 수출하는 프랑스의 전자·정보시스템업체인 GEA사는 외환헤징을 적극적으로 활용, 3분기에만 36만 유로의 이득을 시현했다. 또 항공기 엔진을 생산하는 스넥크마사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기 공매와 옵션 매입을 이용하고 있다. 독일의 BMW 역시 선물거래를 통해 향후 3년간 적정 환율로 달러화를 이미 확보하는 등 환리스크의 대부분을 헤징으로 방어하고 있다.
◇수출가격인상·결제달러 비율 축소= 일부 기업들은 수출결제에서 달러비율을 축소하고 자국통화 결제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환리스크를 회피해오고 있다. 여타 선진국에 비해 자국 통화 결제비율이 낮은 일본기업의 경우도 수출결제 통화를 엔화로 전환해 가고 있다.
수출가격 인상도 빼놓을 수 없는 대응책의 하나다. 예컨대 일본의 자동차업계는 엔고현상에 따른 수출가격 인상을 의무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 판매가격을 인상한 일본 도요타와 닛산의 경우 추가 가격인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업체는 미국의 3대 자동차업체로부터는 엔고에 부합하는 가격인상의 속도가 느려 덤핑 제소까지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웃소싱 확대= 유럽 기업들은 유로화 강세에 따라 EU지역보다는 미국·아시아 등 역외국으로부터 원자재 및 반제품 수입 비중을 높이는 등 아웃소싱을 통한 제품 생산가 인하로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랑스의 허친슨사나 포레시아 등 자동차 부품 유통업체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대만·한국 등을 대상으로 아웃소싱 업체를 발굴중이다.
◇해외생산기지 이전= 달러화 약세를 이용해 미국이나 아시아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멕시코 등 현지생산으로 유로화 강세를 극복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프랑스 항공기 제작사인 다쏘사도 유로 강세가 지속될 경우 일부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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