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IT기업 수출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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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이 또 한번 IT업종에 먹구름을 몰고 왔다.

 22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달러 약세 발언과 이에 따른 미 증시 폭락 여파로 17포인트 이상 폭락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권 IT대형주도 환율 하락 악재를 피하지 못하고 일제히 급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이 단기적으로는 IT업종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중장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 영향 불가피= 올해 전체 수출 규모 중 IT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별로도 9월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매출액 43조7370억원에서 수출 비중은 82.3%(35조9893억원)에 달하며 LG전자도 수출 비중이 78.5%에 이르는 등 대부분 IT기업의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 △달러화 자산 매도에 따른 미국 기술주 약세로 인해 주 초에는 IT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단기 악재일뿐= IT기업의 약세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동양증권은 “한편으로는 달러 약세로 인해 비달러화 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해외 투자자금의 국내 유입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IT기업의 수출 구조 다변화도 긍정적이다. CJ투자증권은 IT 수출은 원달러보다는 원엔 환율에 더 민감하고 동아시아 역내 교역 확대에 따른 대미 수출 비중 감소 등이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 둔화 폭을 축소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대 아시아 IT수출 비중은 지난 91년 37.6%에서 지난해에는 56.5%로 급증한 반면 대 미 IT수출 비중은 같은 기간 40.9%에서 20.7%로 절반으로 줄었다.

 ◇동전의 양면=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이 단기적으로는 수출 증가율 둔화라는 부정적인 면을, 중장기적으로는 △IT산업 체질 변화 △동아시아 교역 활성화 △내수 시장 성장이라는 긍정적인 가능성을 함께 가진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J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환율 변동은 ‘동전의 양면’처럼 두 가지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호 간 상쇄효과를 주시해야 한다”며 “다만, 달러 약세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확대시킬 수 있는 만큼 달러 변동뿐 아니라 중국의 통화정책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