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흔히 흰색으로 표현된다. 반면 어둠은 검은색이다.
과학에는 문외한이지만 우리가 이해하는 빛과 어둠의 색깔은 사실과는 사뭇 다르다.
프리즘을 통해 보면 빛은 일곱 색깔 무지개다. 말이 일곱 색깔이지 실은 갖가지 파장의 색깔이 모두 뭉쳐져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검은색도 하나의 색이 아니다. 검은색은 각종 색을 하나로 합쳐 놓았을 때 띠는 색깔이라고 한다. 소위 광원(光源)과 색원(色源)의 차이다. 광원은 여러 가지가 합쳐질수록 밝아지고 끝내는 하얀 빛깔을 띤다. 그러나 색원은 여러 개가 모일수록 어두워지고 마침내 검은 빛이 된다고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가히 혼돈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계 각층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갖가지 이념과 철학, 노선이 어지럽게 분출되고 있다.
자연보다 더 복잡다단한 존재가 인간이고, 인간들이 모인 것이 사회이니 당연한 현상이다. 더욱이 기존 질서가 흔들리고 변하는 전환기일 때는 더욱 그렇다. 혼돈의 때일수록 프리즘이 절실히 요구된다. 적절한 프리즘만 있다면 다종다양한 욕구를 적절히 배합해 밝은 빛을 낼 수 있다. 반면 프리즘이 없으면 말 그대로 마구잡이로 뒤섞여 거무튀튀한 색을 띠게 된다.
문제는 자연에는 존재하기 마련인 프리즘 같은 장치가 우리에게는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리즘은 사회 구성원이 힘을 합쳐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사회를 밝게 하는 광원으로 활용할지, 어둡게 하는 색원으로 만들지는 우리 하기 나름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다양한 이념과 목소리를 밝은 빛깔로 통합시켜 줄 프리즘이 없는 듯하다. 그래서 갈수록 거무튀튀한 어둠의 색이 짙어져 가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 사회의 프리즘이 돼야 할 국회마저 진보다 보수다, 좌익이다 우익이다 하며 편 가르기만 횡횡하고 있다. 서로 색깔을 인정하고 조화와 균형을 이룰 생각은 없는지 궁금하다.
역사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다. 그 짐은 후손들이 지게 된다. 따라서 평가도 후손들이 내린다. 후손들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때다. 하루빨리 화합과 균형의 프리즘을 만들어내야 한다.
디지털산업부·유성호부장@전자신문,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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