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정부, 민간기업, 이용자 차원에서 깨끗한 인터넷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이 다각적으로 전개된 한 해였다. 그 중에서도 정부 산하 기관 및 인터넷 관련 단체들의 활동은 그 어느 해보다 돋보였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정보통신윤리위원회·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은 올해 정보화 역기능 예방 및 올바른 정보통신 윤리 정립을 위한 교육 및 홍보, 연구 활동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 큰 호응을 얻었다. 이들 기관 및 단체의 올해 성과를 살펴본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정보격차해소전담기관인 한국정보문화진흥원(원장 손연기)은 올해 날로 심각해지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역기능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대폭 확대했다. 우선 건전정보이용교육은 교사·공무원·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사회 전반의 건전 정보이용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정보화 역기능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연간 교원 1600여 명에 대한 특강 지원, 1200여 명에 대한 원격 연수과정을 운영했다. 또 우체국 정보교육센터 교육생, 배움나라 사이트 온라인 교육 신청자를 대상으로 일반인 7만 4000명에 대한 교육도 실시했다.
진흥원은 올해 무엇보다 인터넷 중독 예방 상담 관련 활동을 적극 추진했다.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를 통해 개인 및 집단 상담을 꾸준히 실시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중독 전문 상담사 양성교육, 특강 등도 병행했다. 특히 전국 16개 광역시·도 청소년상담실과 인터넷중독 상담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그동안 수도권에만 집중돼온 상담 네트워크를 전국적으로 확대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사이버범죄에 대한 체계적, 효율적 관리를 위한 사이버 범죄 사범 교화 사업도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활동이다. 올해는 22개 지역 보호관찰소와 사이버범죄사범 교화 협력을 확대 추진하고 800여 명에 대한 사이버범죄 예방 교육, 1000여 명의 청소년 대상 인터넷 중독성 검사 등도 실시했다. 청소년들이 직접 사이버 범죄 예방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9개 중·고교에서 사이버범죄 예방활동단 시범 운영 지원에 나선 것도 눈에 띈다.
진흥원 역기능예방팀 관계자는 “사이버 범죄 교화 사업은 사이버범죄 사범에 대한 재범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이들의 사회 재적응을 도와줄 수 있는 예방교육 및 활동, 관련 제도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실제로 지난해 온라인게임범죄 혐의로 사회봉사명령 200시간, 보호관찰 2년을 선고받은 청소년에 대해 교화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성격이 밝아지고, 인터넷 이용시간이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청소년 유해 정보 차단 및 건전 정보통신윤리 확립 활동을 펼쳐온 정보통신윤리위원회(위원장 박영식)는 올해 ‘e클린 코리아’ 캠페인 전개를 중심으로 관련 교육, 홍보 활동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올해는 일반인들이 청정 인터넷 환경 조성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에 적극 나섰다. 지난 6월 개최한 ‘e클린코리아 2004 캠페인 개막선포식’ 에서는 가수 윤도현 씨 등을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지상파 TV 캠페인 광고도 방영하는 등 일반인의 관심을 끌 만한 노력을 다각도로 시도했다.
7월에 열린 불법·청소년유해정보신고대회 외에도 서울·부산·광주 등 전국 대도시를 순회하는 가두 캠페인과 가정에서 지켜야 할 인터넷 이용수칙을 전파하는 ‘e클린 홈2004’ 운동도 연중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정보통신윤리 교육은 윤리위의 주요 활동 중 하나다. 올 한 해만 청소년·학부모 등 총 6만 여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고 지난 10월부터 연말까지는 광주·부산·대전 등 3개 광역시에서 지방 순회 교육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청소년권장 사이트 목록집, 정보통신윤리백서, 정보통신윤리통계 발간 및 배포 등 각종 홍보 책자 발간 작업도 추진했다.
올해 윤리위가 내린 불법·청소년 유해정보에 대한 시정 요구는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총 2만7719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86%가 증가했다. 이처럼 날로 유해 정보가 급증함에 따라 윤리위는 신고 접수 처리 기간을 지난해 대비 하루 단축, 23시간 내에 접수 처리가 완료되도록 했다. 음란 스팸 메일 차단을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윤리위원회가 지난해 11월부터 보급하기 시작한 음란 스팸 메일 차단 소프트웨어인 ‘음란스팸잡이’ 보급 건수는 90만 건에 달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터넷 기업들의 모임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회장 허진호)는 올해 인터넷 기업들의 자발적인 인터넷 정화 운동을 뒷받침해주고 북돋워줄 수 있도록 ‘안전한 인터넷 사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세이프인터넷 사업’은 사용자와 사업자 보호를 통한 인터넷 산업의 균형발전을 기치로 말 그대로 안전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자율적인 정책 협의 창구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이와 관련 협회는 지난 5월부터 무선인터넷, 유무선결제, 인터넷광고, 저작권, 청소년보호, 스팸메일 등 6개 분야에서 기업간 협의회 또는 워킹그룹을 결성, 운영 중이다.
특히 협회는 인터넷상의 청소년 보호를 목적으로 8개 주요 포털 사업자를 중심으로 ‘청소년보호워킹그룹’을 구성,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워킹 그룹은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추진하는 사이버윤리척도 개발 사업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사업자들의 의견을 개진하는 한편 연내 윤리척도 기준이 개발되면 청보위와 협회간 핫라인을 개설, 청소년 보호정책에 적극 공조해 나갈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이같은 시스템이 현실화되면 정부조직과 기업이 자율규제 차원의 핫라인을 개설하는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며 “강압적인 타율규제에 대비해 그 파급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협회 내에 사무국을 두고 최근 발족한 유무선전화결제협의회(회장 류창완)도 포털 및 게임 사업자와 연대해 안전한 온라인 결제 프로세스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협회는 또 저작권 보호 관련 법제도가 강화되는 추세에 발맞춰 지난 7월부터 온라인콘텐츠 유통을 맡고 있는 포털, 웹 스토리지 업체 등 13개 기업을 중심으로 온라인저작권워킹그룹 활동도 전개 중이다.
허진호 회장은 “올 한 해 인터넷 역기능이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면서 규제 일변도의 정부정책이 강화되고 있다”며 ”세이프 인터넷 사업을 통해 안전한 인터넷을 위한 사업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김종윤차장(팀장), 김유경기자, 조장은기자, 윤건일기자
*[인터뷰]서상기 한나라당 의원
“인터넷 역기능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의 발달로 생기는 문제점입니다. 국회 디지털포럼의 대표로서 회원들과 함께 우리나라가 실질적인 인터넷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인터넷 역기능 방지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국회 디지털포럼의 대표 의원으로서 평소 인터넷 역기능 방지에 대해 관심이 남달랐던 서상기 의원(한나라당)은 최근 ‘스팸 없는 깨끗한 게시판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 의원은 지난 국정 감사 때 공공기관의 허술한 게시판 관리에 대해 따갑게 지적한 데 이어 날로 심각해지는 게시판 스팸 문제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서 의원은 “스팸 메일은 법적 규제 및 차단 프로그램 등 다각도로 대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음란물이나 욕설로 얼룩진 공공 기관 등의 스팸 게시판은 대책이 전혀 없다”며 “게시판에 대해서도 클린 인터넷 운동, 처벌 규정 강화 등 공익 차원의 국가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서 의원은 가정에서 부모의 보호 및 차단 기술 개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서 의원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와 있는 정부 관련 홈 페이지를 직접 조사해 본 결과 해당 관청들이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의 게시판은 음란, 욕설, 광고물들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면서 “학부모들이 자녀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 의원은 이어 스팸 자동 차단 기술 적용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지난해 수많은 논란을 낳았던 게시판 실명제는 클린 게시판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 된다”며 “게시판 스팸을 자동으로 걸러주는 기술 개발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서 의원은 “관련 법을 정비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현재 스팸메일과 관련된 처벌조항도 3년 전부터 법제화해 시행 중이지만 여전히 많은 음란광고가 성행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보통신부가 스팸메일을 막는 시스템을 개발해 일반인들에게 보급함으로써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게시판에도 이와 같은 기술 개발 노력이 주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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