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총괄 황창규 사장을 위시해 권오현 사장(시스템LSI사업부장) 등 메모리·시스템LSI사업부 임원들은 한 달에 한 번 ‘(반도체총괄)시너지 회의’에 열외 없이 참석한다.
황창규 사장 주재로 열리는 이 회의는 시너지 회의로 불린다. 말 그대로 메모리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 간 시너지 극대화가 목표다. 독자적으로 기술 및 제품 개발을 진행했던 두 사업부가 동질감을 갖고 공동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다.
시너지 회의는 궁극적으로는 메모리와 비메모리가 효과적으로 상승작용을 할 수 있는 제품 개발 로드맵을 지속적으로 제시해 나가는 것. 삼성 측은 앞으로 이 같은 메모리·비메모리 시너지 제품이 다양하게 만들어지면서 첨단 세트산업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10차례에서 걸쳐 열린 시너지 회의를 통해 세상에 빛을 본 제품은 컨트롤러 멀티미디어카드(MMC), 대용량 스마트카드IC, 원낸드 등. 모두 삼성전자 차세대 수종 반도체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제품들이다.
컨트롤러MMC는 시스템LSI사업부의 MMC용 컨트롤러와 메모리사업부의 플래시메모리가 결합된 제품으로,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고속 컨트롤러MMC를 개발하면서 세계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조만간 보안기능이 강화된 ‘시큐어MMC 컨트롤러’를 출시하면서 관련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MMC의 규격 제정을 위해 결성한 멀티미디어카드협회(MMCA)에서 의장을 맡아 표준화 활동도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카드IC도 대표적인 ‘합작 제품군’에 포함된다. 2007년 세계 1위를 목표로 삼성전자가 집중 육성하고 있는 스마트카드IC는 메모리사업부의 플래시메모리·F램·EEP롬 등에 시스템LSI사업부의 CPU·로직 기능을 탑재하는 다양한 조합의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자사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낸드 플래시메모리와 차세대메모리로 각광받고 있는 F램 등 메모리분야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해 스마트카드IC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킨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삼성전자만의 독자 제품인 원낸드도 대박을 앞두고 있는 메모리·비메모리 시너지 제품이다. 원낸드는 낸드형 플래시메모리의 장점인 대용량과 낮은 가격을 활용하면서 노어형에 비해 읽기속도가 느린 단점을 극복한 차세대 모바일용 메모리다. 이 제품 역시 플래시메모리는 메모리사업부에서, 플래시메모리에 원 칩 형태로 집적되는 컨트롤러는 시스템LSI사업부의 기술개발 성과다. 삼성은 대용량 원낸드 개발을 가속화하면서 노어형 플래시메모리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7월 본격 가동 예정인 300㎜ 비메모리 전용라인 ‘S라인’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시스템LSI·퓨전메모리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되기 때문에 ‘시너지 회의’를 통해 장기적인 제품 개발 로드 맵이 지속적으로 마련되면 차세대 수종반도체 제품군이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황창규 사장은 “IT환경의 융·복합화, 모바일화 등은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경계를 파괴하면서 퓨전 환경에 맞는 반도체 개발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며 “메모리사업부와 비메모리사업부 간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공동 개발을 통한 뉴마켓(신시장) 창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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