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 미칠까

‘단기증시는 부시, 장기증시는 케리’

 2일(미 현지시각)로 다가온 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증권가에서는 대선결과가 국내 증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저울질이 한창이다. 최근 탈동조화(decoupling) 흐름이 있다고는 하나 국내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역시 미국 정가의 흐름과 미 증시의 반응이기 때문이다. 교보증권·대신증권·신영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 펴낸 보고서를 통해 대선이후 미 증시는 △불확실성 해소로 단기적으로는 호재겠지만 △박빙의 승부가 날 경우 혼조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미 경제상황이 좋지않아 대선 이후에도 큰 플러스 요인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증시의 경우는 부시나 케리중 누가 되더라도 통상압력이 강화돼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부시가, 장기적으로는 케리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 대선 끝나도 기대할 것 없다?= 1960년이후 11번의 미 대선과정을 분석해보면 곧바로 당선자를 결정하지 못한 지난 2000년 대선을 제외하고는 모든 선거가 이후 증시 상승세를 불러왔다. 이 같은 통계는 마치 대선 완료가 증시 상승을 불러온 것처럼 느껴지게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신영증권은 미 대선 11번 가운데 7번이 80일 기간중 상승 구간에 속해있어 대선종식과 상승세의 연관이 직접적이지 않다며 특히 선거인단 투표차가 100미만이었던 60년, 76년, 2000년 대선 접전시기의 경우 이후 결과물이 모두 제각각이어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교보증권 김정표 투자전략부장은 “대선이후 미 증시의 초점은 펀더멘털”이라며 “최근 미국 고용동향이 부진하고 향후 미국 GDP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조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가 끝나더라도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 장기 증시엔 케리당선이 호재?= 증권사들은 대체로 누가 되더라도 국내 증시엔 별다른 메리트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두 후보 모두 당선후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약달러정책 및 통상압력 수단을 강구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수출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누가되든 유리할게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경기측면에서보면 부시가 재선되는 것이 한국증시에 단기적으로는 유리하며, 국제 유가 측면에서는 케리의 대 이라크 유화정책이 보다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영증권 박찬우 연구원은 “부시가 당선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연임정권에 우호적이었던 주식시장 반응이 재연되겠지만 미국정부 재정의 건전성이나 고용확대 해결 측면에서 보면 장기적으로 호응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케리의 경우 자국 산업에 대한 보호주의적 색채가 짙어 국내 수출산업에 일시 타격이 되겠지만 케리의 구상대로 일단 미국 경제의 체력이 회복되면 강한 달러정책을 사용할 가능성이 커 장기적으로는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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