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역사는 과학으로 대변된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의 한가운데 자리 잡은 스미소니언박물관. 이 박물관은 국회의사당 앞에 펼쳐진 잔디광장 좌우 양쪽 관청들 앞에 들어서 있다. 우선 박물관이 백악관과 링컨기념관 등 중요 시설과 함께 심장부에 위치한다는 것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13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된 스미소니언박물관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역사, 자연사, 항공우주과학관 등이다. 오전 10시 개관하는 이들 박물관은 쌀쌀한 가을 날씨에도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스미소니언박물관 가운데 관람객이 가장 붐비는 곳이 자연사박물관.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중앙 홀에 서있는 커다란 코끼리(뼈대)가 관람객을 반긴다. 선사시대 각종 동·식물을 비롯해 전세계 각국의 자연사 유물이 전시돼있다.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이 다른 박물관과 다른 점은 단순히 동식물의 표본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공룡 뼈를 연구하는 작업실을 전시장으로 꾸며 일반에게 공개하는 등 체험 현장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사박물관 오른쪽에 위치한 미국역사박물관에선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 온 미국의 역사를 그대로 볼 수 있다. 전시품들은 독립전쟁 시대의 군복에서 시작해 교통수단, 통신 등 기술 발전으로 이어진다. 특히 박물관측은 역사박물관 내에 ‘핸즈 온 사이언스(Hands On Science)’ 코너가 설치해 역사를 배우러 온 학생들이 직접 실험을 해 볼 수 있게 했다. 핸즈온사이언스 코너에는 실험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화학과 ‘중력의 원리’를 배우는 실험을 하며 물리의 세계를 탐구하고 있었다. 이곳에선 세계 최초의 컴퓨터인 ‘에니악(ENIAC)’에서부터 IBM, HP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초창기 선보였던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역사박물관을 나와 잔디광장을 가로 지르면 미국 건국 200주년을 기념해 개관한 항공우주박물관이 있다.
이 박물관에는 기구, 비행기, 우주비행선 등 일찍이 하늘을 날고 싶어했던 발명가들이 고안한 기구들이 전시돼 있다. 총 26개의 전시공간 가운데 중앙 홀은 비행기, 로켓 등 실물을 매달아 두고 관람객들이 접근해 직접 만지고 들어가 볼 수 있도록 했다. 비행기의 파일럿처럼 운전석에 앉아 시뮬레이션을 해 볼 수도 있다. 거대한 비행기가 하늘을 날 수 있는 원리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시관에서는 비행기가 날수 있는 양력 장치의 원리와 공기·압력 현상 등을 직접 실험해 볼 수 있다.
조지아주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는 아놀드 리브스(72)씨는 “많은 사람들이 잔디 광장에서 소풍을 즐기고 바로 옆에 위치한 스미소니언에서 과학과 인류 나아가 세계를 호흡할 수 있다”며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많은 것들을 여기서 익혀간다”고 말했다.
워싱톤 D.C=미국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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