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어답터, 세상을 바꾼다

정보기기업체들 간에 얼리어답터를 이용한 마케팅 경쟁이 한창이다.

 가장 열정적인 얼리어답터를 보유한 곳은 소니코리아. 소니코리아는 우리나라 얼리어답터를 위해 ‘온라인 소니 스타일(http://www.sonystyle.co.kr)’이라는 곳에 ‘제품 리뷰’ 코너를 마련했다. 이곳의 시솝은 소니 고객인 최문규씨. 최신 제품인 디지털 카메라 DSC-P150과 핸디캠 DCR-PC530 등에 대한 리뷰를 독자적으로 올린다. 디지털 문화공간을 꿈꾸는 ‘디지털 드리머스 클럽’도 유명하다. 홈페이지(http://www.dreamersclub.com )에 있는 ‘소니마니아, 드리머즈 얼리어답터’ 코너가 눈에 띈다. 소니는 이 곳에 있는 얼리어답터 중 일부를 선발, 국내 시장에 출시를 기다리는 신제품을 미리 사용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극성 얼리어답터 중에는 국내에서 통화가 불가능한 일본 카메라폰을 사서 쓰는 경우도 있다. 용도는 통화가 아닌 카메라다. 이들 역시 대부분 대학생이다.

 올림푸스코리아는 얼리어답터를 대상으로 1일 출사여행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올해도 벌써 ‘C-5060WZ·C-8080WZ·E-1’ 등 고급형 제품 유저를 초청, 전문강사의 사진촬영법 강좌시간이 포함된 1일 출사여행을 다녀왔다. 요즘 디카붐이 일어서인지 이곳의 얼리어답터들은 20대 대학생부터 60대층까지 다양하다. 올림푸스 얼리어답터들은 ‘다음카페’에 ‘올림푸스 C-8080WZ 이용자 까페’ ‘SLR클럽’을 만들었다. 이곳을 통해 사진촬영법은 물론 촬영 후 컴퓨터 활용법 등도 함께 배운다. 올림푸스코리아에서 가끔 나눠주는 온라인 인화권도 받아 실속을 챙긴다.

 거원시스템은 아예 자사 MP3플레이어 이용자 중 얼리어답터를 뽑아, 기수별로 ‘관리중’이다. 일명 ‘아이오디오 마스터스(iAUDIO Masters)’로 불리는 얼리어답터들은 지난 6월 26명이 모여 1기를 만들었다. 거원시스템은 연 2회 이상 기수별로 얼리어답터를 모집해 사은품, 이벤트 초대, 행사 참가, 오프라인 모임 등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얼리어답터는 대신 신제품 베타 테스트 및 리뷰 작성을 돕게 된다.

 넥스트웨이는 얼리어답터 모임인 ‘서포터스’를 운영중이다. 이들 역시 신제품 사용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니터링을 담당하며 정기모임 및 커뮤니티 사이트를 개설하고 있다. 나아가 제조회사와의 미팅을 정례화해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아이디어도 제공한다. 후발 MP3업체인 이지맥스도 ‘올리버 마니아’라는 이름으로 얼리어답터를 선정중이다. 이 모임은 오는 10월 정식 발족한다.

 이들 얼리어답터 모임은 기존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에서 만든 모니터링 그룹이나 아이디어 그룹과는 차원이 다르다. 기존 모니터링 모임이 회사 입장이 반영된 마케팅 차원에서 이뤄진 수동적인 모임이었다면 얼리어답터들은 그야말로 극성스런 존재. 이들은 회사에서 실시하는 단순한 만족도 조사가 아니라 제품에 존재하지 않는 다양한 의미도 부여한다. 한마디로 ‘꾼’이다.

<얼리어답터란>

‘early(먼저)’와 ‘adopter(받아들이는 사람)’의 합성어. 얼리어답터는 다른 사람이 사용하기 전에 먼저 새로운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디지털카메라 업체, 휴대폰 업체, MP3 업체에 ‘극성스런’ 얼리어답터들이 존재한다.

 이들의 주 연령층은 25∼30세. PDA와 디지털카메라, 디지털장난감 등에 유독 관심이 높다. 수는 적지만 인터넷커뮤니티로 무장, 집단을 형성하기도 한다. 업계 입장에서는 가장 우수한 고객이지만 꼼꼼한 시어머니가 아닐 수 없다.

 미국 경제학자 에버릿 로저스가 쓴 ‘혁신의 확산(Diffusion of Innovation)’에서 나온다. 로저스는 신제품을 채택하는 순서에 따라 인간을 5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이 중 얼리어답터는 오피니언 리더에 속한다. ‘어떤 제품이 좋다’거나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최초의 사용자 집단이 바로 얼리어답터다. 제품에 대한 여론을 형성하는 중요한 마케팅 대상이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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