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게임 개발을 위해 아예 중국에서 1년6개월을 산 사나이. 엠게임 변정호(32) 개발실장은 온라인게임 ‘영웅’으로 최고의 무협게임 개발자로서 이름을 날리는 것이 꿈이다. 중국에서 1년6개월, 한국에서 2년6개월. 그는 벌써 4년간 그 꿈을 위해 씨름하고 있다.
베일에 가려있던 엠게임의 야심작 ‘영웅’이 공개되면서 초야에 묻혀 있던 그도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무협의 참 맛은 대리만족이에요. 잘 만든 무협영화를 보고 나면 따라하고 싶잖아요. ‘영웅’도 그런 무협 영화같은 게임으로 만들거에요.”
최고의 무협게임을 위해 4년간 칼을 갈아온 그는 다음달 ‘영웅’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시작으로 정상을 향한 칼을 뽑는다.
# ‘만리장성’ 넘은 게임 개발 집념
변 실장이 무협게임과 인연을 맺은 것은 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0여종에 달하던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던 엠게임(당시 위즈게이트)이지만 ‘대박’ 타이틀이 없어 고심하던 때였다.
결국 엠게임은 무협장르의 MMORPG로 승부수를 던지기로 했고, 변 실장을 개발책임자로 전격 발탁했다.
“처음에는 정통 무협게임을 만들자는 생각이 강했어요. 초기에 중국 현지에서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죠.”
변 실장은 정통 무협게임 개발을 위해 결국 중국으로 날아갔고, 현지에서 자료 수집은 물론 디자이너를 직접 뽑아 개발에 나섰다. 몇개월이면 끝날 줄 알았던 중국 생활은 1년6개월로 늘어났고, 힘겨운 타국 생활에도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묵묵히 버텼다.
“사실 ‘영웅’은 2002년에 서비스를 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욕심만큼 퀄리티가 나오지 않았어요. 중국 현지 디자이너들의 실력이 아직 국내 개발력에는 못미쳤거든요. 결국 기획이 몇번이나 뒤집혔고, 4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영웅’이 빛을 보게 됐네요.”
실제 ‘영웅’은 처음 2D 그래픽으로 기획됐지만, 3D로 개발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 변 실장은 중국 현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의 무협게임을 만들 것을 제안했고, 여전히 대작 부재로 고심하던 엠게임은 ‘영웅’을 첫번째 블록버스터급 게임으로 밀기로 결정했다.
# 엠게임 첫 블록버스터 ‘영웅’
“엠게임이 온라인게임 제작발표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 만큼 ‘영웅’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는 거죠.”
‘영웅’은 진시황 이후의 난세의 중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변 실장이 중국에 머물며 중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가운데 한명이 진시황이라는데 착안했기 때문이다.
게임 스토리는 국내 대표 무협작가 4명(금강, 별도, 초우, 장영훈)이 공동으로 참여해 무협게임의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변 실장은 기존 무협게임과는 색다른 무협게임을 꿈꾸고 있다.
“시나리오나 퀘스트는 정통 무협을 따르더라도 플레이 구성은 게임적 상상력이 훨씬 가미될 거에요. 화려한 경공술이나 비무대회, 현란한 무공이 마치 격투게임과도 같은 손맛을 선사할 것입니다.”
그는 영화로 치면 ‘풍운’이나 ‘촉산전’같은 현대판 무협영화처럼 ‘영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무협을 기본 테마로 하지만 팬터지와 SF요소까지 아우르는 ‘퓨전 무협’을 선보이겠다는 것.
실제 제작발표회에서 선보인 ‘영웅’은 이전 무협게임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경공술이 한편의 무협영화처럼 펼쳐져 찬사가 끊이지 않았다.
# 온라인 게임은 도전의 연속
변 실장은 전산학을 전공한 프로그래머 출신이다. 97년 엠게임의 전신 매닉스에 입사한 그는 게임보다는 주로 사무용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주력했다. 그런 그가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뛰어든 것은 99년 국내 최초의 커뮤니티 게임 ‘게임 애버랜드’ 개발팀장을 맡으면서부터다.
“게임을 만든다는 것보다 애버랜드의 콘텐츠를 게임화한다는 발상 자체가 매력적이었어요. 당시로서는 아주 획기적인 게임속 광고라는 비즈니스 모델까지 염두에 둔 프로젝트였으니까요.”
그러나 ‘게임 애버랜드’는 너무 앞서간 기획으로 상업적으로는 큰 빛을 보지는 못했다. 다만 신 프로젝트를 추진한 경험은 하나의 자신감으로 남았다.
2000년 당시 여전히 생소한 무협게임 개발에 뛰어든 것도 이 같은 자신감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온라인 게임의 매력은 대리만족에 있다고 봐요. 남보다 우월해지고 싶다는 경쟁심리가 유저들을 유혹하죠. 그런면에서 무협만큼 온라인 게임 소재로 좋은 것도 없다고 봐요. 방대한 시나리오와 화려한 그래픽 효과 등 게임을 개발한다면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바로 무협인 셈이죠.”
그는 애초에 중국에서 게임 개발에 착수한 만큼 한국뿐 아니라 중국시장에서도 인정받는 무협게임을 완성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 가운데 하나의 시장을 선택한다면 당연히 한국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쟁쟁한 국산 MMORPG와 당당히 겨뤄 정상에 올라설 때 ‘영웅’은 진정한 영웅이 된다고 봐요.”
신작 게임 개발은 하나의 도전이라고 강조한 그는 ‘영웅’이 본궤도에 오르면 색다른 1인칭 슈팅(FPS) 게임 개발에도 한번쯤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장지영기자 장지영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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