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시장 `중국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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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통신장비 시장에 중국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9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겸비한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그동안 시장을 선점해온 유럽과 미국 업체들이 실적 악화로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는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최근 수년간 침체기를 거친 세계 통신시장은 무선 통신의 증가와 인터넷전화의 등장에 힘입어 안정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어려움을 겪던 통신장비업체들이 한숨 돌리기도 전에 중국 업체들이 속속 진출하며 경쟁에 불을 댕기고 있다.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 불어닥치고 있는 중국 열풍의 선두주자는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테크놀로지스. 화웨이는 10년 전 1%에도 못 미치던 중국 전화보급률이 40%까지 증가하면서 내수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로 사업을 확장, 현재 세계 70개국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올해 화웨이 매출은 2002년의 2배인 50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화웨이의 해외 사업은 갈수록 탄력을 얻고 있는데 작년 10억달러를 기록했던 해외 매출이 올 7월 현재 11억달러를 기록, 이미 작년 매출을 뛰어넘었다.

다른 중국 업체들 역시 해외시장에서 성공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중싱텔레콤(중흥통신)도 작년 해외 매출이 2배로 증가했으며, 파이버홈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도 인도, 이란 등과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대활약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선발주자인 서구 업체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용절감, 인력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에 시장을 빼앗기고, 제품가격 마저 낮춰야 하는 상황은 서구 통신장비 업체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텔의 경우 2001년 말 9만5000명이던 직원이 현재 3분의 1수준인 3만5000명으로 줄었다. 노텔은 지난달에도 경쟁격화로 3500명의 직원을 추가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윌리엄 오웬스 노텔네트웍스 최고경영자(CEO)는 “6개월 전만 해도 중국 업체들이 진출하지 않고 있던 시장에 중국 업체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며 “이제는 제3세계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중국 업체들의 진출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웬스는 “중국 업체들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경쟁을 위해 노텔 제품의 가격을 인하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 업체들이 짧은 시간에 세계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지 가격이 싸기 때문만이 아니다. 최근 브로드밴드 장비공급 업체로 화웨이를 선정한 스웨덴 반버켓 텔레냇의 카린 앤데르손 대표는 “화웨이 제품의 성능에 놀랐다”며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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