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사회 기업이 앞장선다](15)LG화학

‘모든 어린이에게 과학을’

최근 코엑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2004’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은 분주한 행사장 한편에서 재미있는 무대를 볼 수 있었다.

밝은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젊은이들이 화학 실험 도구를 펼쳐놓고 각종 실험과 퍼포먼스를 벌이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탄소 원자로 이루어진 축구공 모양의 분자 구조를 가진 ‘풀러렌’ 모형을 직접 만들어 보며 즐거워했다.

이 무대는 LG화학이 한양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과학문화재단 등과 함께 연 ‘나노체험관’이었다.

이처럼 요즘 어린이·청소년들이 모이는 과학 관련 행사에는 각종 과학 관련 퍼포먼스와 실험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이동 과학 체험 교실을 종종 볼 수 있다. LG화학은 과학 진흥을 위한 ‘아웃리치’(Outreach)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 과학 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대표 노기호)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화학기업으로서 어린이 및 청소년에 대한 화학 교육 지원을 통해 과학에 대한 흥미를 일으켜 우수 과학 인재를 확보하고 화학 산업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아웃리치 프로그램을 벌이고 있다.

LG화학의 아웃리치프로그램은 실험장비를 갖춘 이동 과학 차량을 이용해 어린이를 찾아다니며 교육 및 공연을 실시하는 ‘이동화학교실’, 학생들이 즐겁고 자연스럽게 생활 속의 화학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화학캠프’, 이공계 분야 인재 발굴과 양성을 통해 국내 화학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고등학생 대상 ‘화학탐구 프런티어 페스티발’ 등으로 구성된다.

이동화학교실은 각종 최첨단 실험장비와 영상장치 등을 갖춘 특수 제작된 대형 차량을 이용해 평소 화학에 대한 체험이 부족한 초등학교 학생들을 직접 방문, 화학 교육 및 화학쇼·화학실험 및 실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이동화학교실 차량은 ‘마법상자’다. 수억원 상당의 첨단 장비를 보유하고 화학쇼 진행을 위해 트레일러 옆면에 자동 무대설치 기능도 갖췄다. 물탱크, 싱크대 및 폐수 장치가 구비돼 있고 내부에는 56인치 프로젝션TV가 설치돼 과학영화 상영도 가능하다.

이런 장비로 이동화학교실은 물이 사라지는 마술, 인공눈 만들기, 화학칵테일 등 다양한 화학쇼를 펼쳐보이고 첨단 과학기술에 관한 강연도 실시한다. 지난 5월 이 차량을 한양대 청소년기술진흥센터에 기증,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매주 1회 각 지역 초등학교·복지시설 등을 직접 방문해 생동감 있는 ‘화학’을 전하고 있다. 초등학생과 각종 복지 단체들의 신청을 받아 매주 1회 실시하고 있으며, 이미 10월말까지 일정이 잡혀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산간, 도서지역 등 과학실습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곳에서의 호응은 더욱 높다.

또 LG화학은 한창 호기심이 왕성한 중학생들에게 화학에 대한 흥미를 일깨워주고 합숙을 통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고자 화학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생활 속 화학 발견하기, 화학실험 등의 화학 활동과 전통예절교육, 힙합댄스, 마술 등 인성개발 및 심신수련활동 등의 내용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4개 지역 임직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앞으로 전국 일반 중학생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화학탐구 프런티어 페스티발은 화학 영재를 발굴·육성하기 위한 행사로 2인 1조로 팀을 이룬 고등학생들이 화학 탐구 능력과 창의력을 겨룬다. 9월 10일까지 홈페이지(http://www.ilovechem.co.kr)에서 참가 신청을 접수한다.

이처럼 LG화학은 화학, 더 넓게는 과학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활동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자 한다. 우리의 생활은 거의 전부 보이지 않는 과학의 기초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것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과학에 대한 지원을 통해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또 LG화학은 각 지방 사업장별로 ‘1산 1하천 정화 운동’을 이미 10년째 전개해 오고 있으며 각 사업장마다 있는 직원들의 봉사 모임들도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울산공장 LG봉사단은 공장 설비를 이용해 지역 사회복지 단체 전기·보일러 설비 수리와 독거 노인·소년가장 돕기, 무료 급식 등의 활동을 한다. 청주공장 참사랑회는 장애아동 보호시설과 결연, 목욕시키기·동물원 방문 등을 하며 여수공장 풍물 동호회 천둥소리도 지역 복지 시설을 돌며 풍물 공연을 펼치고 있다.

노기호 LG화학 사장은 “화학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주로 굴뚝산업, 환경 오염의 주범 등 부정적인 측면만 인식돼 안타깝다”며 “LG화학은 기초 과학에 대한 꾸준한 지원을 통해 우리 사회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일일과학 선생님 봉사단

 대전 대덕 연구단지에 위치한 LG화학 기술연구원에는 여느 회사의 봉사활동 동호회와는 사뭇 다른 동호회가 운영되고 있다. 이름하여 ‘일일 과학 선생님 봉사단’

일반적인 봉사활동 동호회가 고아원이나 노인시설, 장애인 수용시설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는 것과 달리 ‘일일 과학 선생님 봉사단’은 지역 초등학교를 방문해 아이들과 과학 실험을 함께 하는 것으로 봉사활동을 전개한다.

LG화학 기술연구원 소속 임직원의 대부분이 박사급 연구원이라는 특성을 감안, 이들의 능력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아 결성된 것이 바로 ‘일일 과학 선생님 봉사단’이다.

지난 4월 LG화학 기술연구원 사내 공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모집된 ‘과학 선생님’은 총 20명. 기술연구원 학습 동아리인 RI(Research Informal)를 중심으로 결성된 이 봉사단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가 되면 연구원에서 과학 선생님으로 변신, 대전시내 초등학교를 방문한다.

회사에서 연구에 매진하느라 하루 24시간도 모자란 이들에게 매주 두 번씩 대전지역 초등학교를 방문해 일일 과학 선생님으로 활동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들은 이 봉사활동을 통해 회사생활에서는 얻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느낀다고 이야기한다.

LG화학 기술연구원 남영곤 박사는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고 신기해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며 “이 아이들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과학발전을 이끄는 과학자로 자라준다면 더욱 좋겠다”고 말했다. 또 김지수 박사는 “초등학교 시절로 다시 돌아간 기분이고 해맑은 눈빛으로 너무 진지하게 과학 공부에 관심을 가져주는 아이들을 보면 내가 더 공부해서 아이들을 앞으로 더 잘 가르쳤으면 좋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2학기에 방문할 학교 순서를 정하고 아이들과 함께 할 실험계획을 짜느라 방학기간을 분주하게 보낸 봉사단 소속 연구원들은 이제 또 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 과학에 대한 열정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만들어진 ‘일일 과학 선생님 봉사단’을 통해 과학에 흥미를 느낀 아이들이 미래의 과학기술사회를 주도해나갈 실력 있는 과학자로 자라주길 기대하면서.

*인터뷰: 노기호 사장

 “새 세대에게 과학의 즐거움을 일깨워 우리나라 과학 기술 발전에 일조하는 것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노기호 LG화학 사장(57)은 한국 기초 과학의 성장을 위해 어린이·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학 연구에는 무엇보다 순수한 호기심과 열정이 필수적인데 이는 어린 시절 과학과의 즐거운 만남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사장은 화학공학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 CEO로서 특히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화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그는 “차세대 성장 산업의 면면을 봐도 모두 첨단 과학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라며 “이공계의 장래가 어둡지 않음에도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과학의 즐거움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사장은 “LG화학은 대표적 화학기업으로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재미있는 화학 실험과 여러 기술들을 체험케 해 화학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아웃리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며 “이것이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과 과학인재 양성의 밑거름이 돼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것이야말로 LG화학이 사회에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공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노사장은 “기업도 사회의 작은 구성원이며 이에 따른 권리와 책임이 따르게 마련”이라며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이윤 창출과 함께 사회 발전을 위해서도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기업의 CEO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영 노하우와 회사의 기술력을 이용, 각 기업의 성격에 맞는 사회공헌 활동을 체계적으로 개발·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장은 “그간 화학산업은 ‘환경 오염의 주범’ 등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다”며 ‘LG화학이 과학 꿈나무 육성과 각종 환경보호 활동, 봉사 활동 등을 통해 과학 발전에 이바지하고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회사로 기억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