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OS 시장 `리눅스`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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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눅스 휴대폰 운용체계(OS)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에서 리눅스 기반 OS를 탑재한 휴대폰 보급속도가 기대보다는 느리지만, 최근 기업들의 리눅스 채택이 늘면서 성장 추세에 있다고 보도했다. 리눅스 OS 탑재 휴대폰은 지난해 2월 처음 등장했다. 당시 첫 제품을 출시한 모토로라는 이 부문을 육성하겠다고 밝혀 업계를 놀라게 했다. 모토로라는 현재 중국에서 2개 기종의 리눅스 탑재 휴대폰을 판매중이며 추가로 2개 기종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리눅스 OS 휴대폰 보급은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리눅스 탑재 휴대폰의 올해 출하량은 11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 OS 시장의 라이벌인 심비안 제품을 탑재한 제품이 올해 14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많은 숫자는 아니다.

보급속도가 생각보다 느린 이유는 리눅스를 휴대폰 환경에 맞게 재조정하는 작업이 예상보다 오래 걸렸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심비안 OS나 마이크로소프트 OS 정도의 정교함을 갖추는데도 상당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장속도에도 불구하고 모토로라의 리눅스 탑재 휴대폰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 여기에 최근 아시아를 중심으로 리눅스 채택이 늘어나면서 리눅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한 ‘SCH-i519’ 모델에 리눅스를 채택했으며, 중국의 다탕도 지난 7월 자사의 3세대(3G) 이동통신용 단말기에 리눅스 OS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휴대폰용 리눅스 소프트웨어 업체인 몬타비스타 소프트웨어도 유럽지역 제조사를 포함한 10여개의 기업과 소프트웨어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리눅스 채택이 서서히 늘고 있는 이유는 오픈소스 기반으로 개발돼 제조사의 필요에 따른 수정이 가능하고 심비안이나 MS의 OS보다 대당 5∼7달러 정도 소프트웨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12월 일본의 NTT도코모가 자사의 모든 3G 제품에 리눅스와 심비안 OS만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며 MS 배제 방침을 밝힌 것은 놀라운 변화였다. 대형 업체들이 리눅스를 전 제품에 채택하겠다고 한 것은 처음으로 다른 업체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더욱 의미가 있다. 젤로스 그룹의 시머스 맥아티 수석 애널리스트는 “도코모가 리눅스를 채택하면 다른 업체들도 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며 리눅스 채택이 늘어날 것을 예상했다.

 아직 노키아, 소니 에릭슨 등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리눅스의 가세로 조만간 휴대폰 OS 시장을 둘러싸고 한층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