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이테크 업체들 “기관투자자가를 잡아라”

"개인보다 장기간 보유 주가 안정적"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기관투자자의 하이테크기업 주식 보유 비율

 

 미국 하이테크 기업들이 자사 주식의 기관투자자 편입비율을 높이려 애쓰고 있다. 소액 개인투자자들이 많아지는 것이 주가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기업공개(IPO)를 단행한 구글의 방식과는 반대되는 것이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핸드헬드 컴퓨터 제조사인 팜원은 지난해 매주 주가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함에 따라 최근 주가 안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팜원은 기관투자자의 자사 주식 취득 비율을 높이기 위해 기관투자자와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토드 브래들리 팜원 최고경영자(CEO)는 “주가 급변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단기간에 매매하지 않을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노력에 힘입어 작년 말 42.9%이던 주식의 기관투자자 편입비율은 7월말 57.7%까지 높아졌다. 기관투자자 편입비율이 높아지면서 주가 안정이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 팜원 주가는 연초대비 3배 가까이 상승한 38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 리서치에 따르면 기관투자자 편입비율을 높이려는 하이테크 기업은 팜원 외에도 많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팁코 소프트웨어는 작년 말 30.9%에서 7월 말 71.9%로 높아졌으며,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업체인 넷스카우트도 54.4%에서 91.6%로 상승했다. 무선제품을 생산하는 노바텔도 18.4%에서 52.1%로 기관투자자 편입비율이 크게 늘어 났다.

하이테크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더치옥션이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상장한 구글과는 방향이 다르다. 구글이 택한 방식은 하이테크 기업들이 피하려고 하는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주문을 접수해 공모가를 결정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따라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했으며, 상장 후에도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가 활발한 상태이다.

하지만 기업재정 전문가들은 하이테크 기업의 경우 주식 편입비율이 기관투자자 80%, 개인투자자 20% 정도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이 개인투자자에 비해 주식보유 기간이 길어서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이 많을수록 주가가 안정적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투자은행인 브로드뷰 인터내셔널의 데이비드 루 수석부사장은 “현명한 기업은 기관투자자를 파트너로 생각한다”면서 “기관투자자는 기업이 어려울 때 주식보유로 힘을 실어주고, 경기가 좋을 때는 많은 자금을 투자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