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4G를 준비하자

21세기는 정보통신기술 발전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정보통신 시대’다. 우리나라 정보통신 분야 발전과정을 살펴보면 무엇보다도 이동통신 분야에서 성과가 돋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CDMA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고, 10년도 되지 않아 이동통신 분야 선진국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우리나라 휴대폰 보급률도 73%에 달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휴대폰 수출은 134억달러로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3위를 차지했지만 올해 말이면 자동차를 앞지르고 오는 2009년이면 반도체까지 제치고 수출 1위 품목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듯 이동통신산업은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했고, 앞으로도 정보통신 분야의 꽃으로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동통신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기술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이동통신 기술은 아주 빠르게 변하고 있다. 어느새 음성 위주의 2G(generation)와 데이터서비스까지 가능한 3G를 넘어 차세대 이동통신을 향한 움직임이 세계 각국에서 일고 있다. 우리도 IT강국이라는 성공신화에 도취해 있어서는 안된다. 지금은 차세대 이동통신을 위해 국가와 기업이 준비를 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비욘드(beyond) 3G’ 또는 ‘4G’라고 말한다. 이 기술은 이동 중 100Mbps, 정지 중 1Gbps 수준으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4G가 제공할 서비스에 대한 모습이 아직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지만, 3G에서 이루지 못한 대용량의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 3차원 입체영상, 모바일 가상현실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4G는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장을 펼치는, 그야말로 이동통신의 꿈을 실현하게 될 것이다. 당초 2010년께나 가능할 것 같았던 4G 서비스 시기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G가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큰 용량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전송하는 데는 무리가 있어 4G 도입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데이터통신 기술 발전이 4G의 기반기술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4G 서비스 조기 도입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열어 주고 있다. 특히 이동중에도 초고속으로 대용량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휴대인터넷서비스 추진이 활발하다. 3.5G라고 일컬어지는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나라가 외교적 마찰까지도 감수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경쟁은 3.5G 성공뿐만 아니라, 4G 주도권까지 확보하기 위한 예비 경쟁인 셈이다.

 4G를 위한 직접적인 준비도 한창이다. NTT 도코모는 4G용 광대역 무선접속 시험장치를 시험중이고, 노텔은 시스템 연구와 연구실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노키아와 지멘스도 세계 표준화 기구에 참여해 4G에 대비하고 있다. 이동통신 분야 선두그룹에 속한 기업들은 4G를 계기로 경쟁력 확대를 기대하고, 후발 기업들은 상위권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어느 기업이든 방심하면 미래 이동통신의 주류에 포함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삼성전자도 자체 연구와 국내외 산학협동 등을 통해 4G 단말 및 시스템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4G 표준화 주도를 위해 작년부터 ‘삼성4G포럼’이라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 행사에는 전세계 표준단체, 학계, 유력 사업자 및 제조업체들이 대거 참석해 4G에 대한 지식 정보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올해는 17개국 140여명이 참석해 ‘4G 네트워크를 향한 진보’를 주제로 활발한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4G 성공과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기업과 학계의 노력과 함께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 및 공감대 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는 이동통신 발전과 국제표준화 주도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국민은 4G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것임을 이해하고 4G 준비에 대해 건설적인 비판과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각계의 협력과 치밀한 준비만이 우리 나라가 이동통신 강국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는 데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한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 ktlee@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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